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3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만나 "미국은 대만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했다.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차이 총통 집무실에서 그를 예방하고 대만의 훈장인 특종대수경훈(特種大綬卿雲)을 받았다. 그는 "우리 대표단은, 우리가 대만과의 약속을 버리지 않을 것을 명백하고 분명히 하기 위해 대만에 왔다"고 밝혔다. "우리는 우리의 오래된 우정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연대가 중요하다"며 "그것이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가져온 메시지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만과 세계 다른 지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미국의 결의는 여전히 철통 같다"고 했다.
수여 받은 훈장에 대해서는 "우리의 소중한 우정의 상징"이라며 의장 사무실에 전시하거나 착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훈장은 시민과 외국인 모두에게 수여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은 훈장이 "펠로시 의장에게 대한 감사와 더 많은 협력을 통한 대만-미국 관계의 계속적인 발전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만은 의도적으로 고조된 군사적 위협에 직면해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나라의 주권을 확고히 지켜 자유민주주의 방어선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동시에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동으로 보호하기 위한 전 세계 모든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하고 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대만을 지역 안보, 세계 무역 발전을 위한 "핵심 안정 세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미국의 믿을 수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다"라며 "미국 의회는 물론 행정부와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인도·태평양 안보, 경제 개발, 인재 양성, 공급망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 대만과 미국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전후로 중국군은 대만을 둘러싸고 포위사격을 가하는 등 전방위 고강도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비난 성명을 통해 "미국은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냄으로써 대만해협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라고 비판했다.
중국 국방부는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단호히 수호하고 외부세력의 간섭과 대만 독립 시도를 단호히 배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민국 대통령실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등 동아시아 순방 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만 방문에 따른 긴장 고조와 관련해서는 당사국들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대만을 떠나 한국도 방문할 예정이다. 4일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의장을 만나고 오찬하는 일정이 준비되어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의 별도 만남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