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10명 중 7명이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갤럽이 7월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에게 사형제에 관해 설문한 결과, 69%가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23%만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8%는 의견을 유보했다.
모든 응답자 특성에서 사형제 유지론이 우세했으며, 폐지론은 진보층(34%)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한국갤럽은 지난 7월 14일 헌법재판소에서 사형제 존폐 관련 공개 변론과 관련해 이번 설문을 실시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잠정 사형제 폐지 국가이지만, 1994-2022년 사이 6차례 설문조사 모두 사형제 유지론이 폐지론을 앞서고 있다.
2003년에는 사형제 유지 52%, 폐지 40%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당시에는 종교계 원로인사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면담하는 등, 사회적 폐지 논의가 활발했다.
반면 강력·흉악 범죄가 다수 발생하면 사형제 유지론에 더 무게가 실렸다. 2012년에는 4월 수원 20대 여성 살해, 7월 제주 올레길 40대 여성 살해 등 강력 범죄가 연발했고, 그해 9월 조사에서 사형제 유지론이 80%에 육박했다.
'사형제 유지'는 1994년 70%, 2003년 52%, 2012년 79%, 2015년 63%, 2018년 69% 등이었고, '사형제 폐지'는 1994년 20%, 2003년 40%, 2012년 16%, 2015년 27%, 2018년 22% 등이었다.
2018년 조사에서는 사형제 유지론자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689명, 자유응답) '강력한 처벌 필요/ 죗값 치러야 함'이 22%, '흉악범 사형 필요'가 19%, '경각심 필요' 12%, '범죄·흉악범 증가 우려' 10% 등 대체로 사형제 존재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고, 일부는 실제 집행 필요성도 언급했다.
사형제 폐지론자(218명, 자유응답)는 '인권·생명 존중 차원'을 30%로 가장 높게 답했고, 이 외에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 없다' 18%, '잘못된 판결이 있을 수 있다' 14% 순이었다.
흉악 범죄 발생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잘못된 사회 환경 때문'이 51%, '범죄자 개인의 타고난 성향' 42%로 엇비슷했다(의견 유보 7%).
이는 2012년, 2015년 조사보다 개인의 타고난 성향을 지목하는 사람이 늘어난 수치다. 최근 몇 년간 범죄심리분석 등에 관한 대중적 관심 확대, 반사회적 성격장애(특히 사이코패스·Psychopath) 범죄자를 소재로 한 방송·영상 콘텐츠 증가 등과 관련 있어 보인다고 한국갤럽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