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온도 주의 가톨릭 지도자가 ‘기독교인 대학살’을 멈추는 데 미국이 신속히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지난달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종교자유정상회의(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Summit )에 참석한 온도 교구의 주드 아로군다데(Jude Arogundade)주교와 최근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달 5일 온도주 오오 시에 위치한 성프란치스코 자비에르 성당에는 무장 괴한이 급습해 예배 중이던 교인 수백 명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이 공격으로 교인 40여 명이 사망하고, 80명이 부상을 입었다.
아로군다데는 인터뷰에서 “대학살로 인해 지역사회 전체가 붕괴되었고, 교구 전체가 산산조각이 났다”며 “전례 없는 사건”이라고 증언했다. 그에 따르면 온도 교구가 있는 남서부 지역은 테러로부터 상당히 안전한 편에 속했다.
그는 “우리는 큰 충격을 받았고 당황했다. 누군가가 먼 곳에서 우리를 공격하러 온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 정부는 사태를 “멍청한 척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년간 국제 인권 옹호자들은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이 ‘대량학살(genocide)’ 수준에 이르렀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정부는 테러 공격의 원인이 종교가 아닌, 수십 년 간 미들벨트 지역 내 농민과 목동 간의 충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로군다데는 이러한 공격이 “민족과 종교(ethnoreligious)에 관한 것”이며 “대량학살 수순까지 이르렀다”며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전 세계의 모든 고상한 사람들의 강력한 항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국무부가 나이지리아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 명단에서 제외한 결정을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나이지리아를 이 목록에 등재했다. 그러나 2021년 11월, 바이든 행정부 산하 국무부는 국제종교자유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의 CPC 지정을 해제시켰다.
아로군다데는 “이는 무지와 이해 부족에 따른 조치임이 틀림없다. 수년간 매우 안정된 남서부를 제외한,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매일 (기독교인) 공격이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 지도자들은 나이지리아가 CPC 목록에서 제외된 이유를 밝히고, 살해를 중단할 것을 공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미국이 무고한 나이지리아 기독교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에 연대하고 있다는 일종의 보편적인 합의”라며 “전 세계가 우리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알기를 원한다. 나이지리아 지도부가 왜 우리를 보호하지 않는지, 준법 시민을 보호하는 사전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발표한 ‘연례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테러가 “무슬림 (풀라니) 목동과 대부분의 기독교인, 무슬림 농부, 특히 중북부 지역뿐만 아니라 북서부, 남서부 지역에 만연한 폭력”임을 인정했다.
미국 대외관계협의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가진 보안 추적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분쟁으로 인한 나이지리아 사망자 수는 1만 399명에 달한다.
위원회는 이 가운데 1112명이 “종족, 목동, 농부들 사이의 폭력의 결과이며, 그중 일부는 종교와 종교의 자유에 영향을 끼치거나, 여러 관찰자 또는 협의회가 밝힌 바대로 종교적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주교는 이에 대해 “농부들은 누구도 공격한 적이 없다. 떼를 지어 농장을 황폐화시키고 사람들의 생계를 파괴하는 자는 바로 목동들”이라며 “정부는 너무 오랫동안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 것을 방치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풀라니 목동의 공격이 “현지 주민들을 공격하고 그들의 재산과 농장을 점령하는 것은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의 한 형태”라며 “또한 이슬람교를 강요하기 위해 교회를 공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