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사람의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ABC방송 등은 호주 통계청(ABS)이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 조사 결과를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호주 인구 2,540만 명 가운데 43.9%만이 자신이 개신교 또는 가톨릭교인이라고 했다.
이 수치는 5년 전보다 8.2%p 감소한 것으로, 호주 인구에서 기독교인 비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이번이 처음이라고 ABC방송은 전했다.
호주는 1966년 조사까지만 해도 90% 이상이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답할 만큼 기독교 중심 문화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비율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반면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호주인의 비율은 38.9%로, 5년 전보다 8.8% 늘었다.
ABC는 "무신론과 세속적인 믿음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이민자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호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는 이슬람교(3.2%)와 힌두교(2.7%)"라고 설명했다.
이민의 나라답게 호주인의 4분의 1 이상은 국외에서 태어났으며, 거의 절반(48.2%)은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이 국외에서 태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에서 태어난 호주인의 출신국은 영국이 927,49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673,352명)와 중국(549,618명), 뉴질랜드(530,492명) 순이었다. 인도 출신 호주인의 수는 5년 전에는 중국과 뉴질랜드 출신보다 적었지만 이번에 2위로 올라섰다.
호주 내 동성결혼은 2만 4천 건이었다. 호주는 2018년부터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후 인구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구조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에 실시됐으며, 5가구 중 4가구가 온라인으로 답변을 제출했다. 호주 통계청은 앞으로 순차적으로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