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49년 만에 낙태 권리를 폐지한 가운데, 애리조나에서 낙태 옹호 활동가 수백여 명이 주 상원 건물을 침입하려다가 경찰의 저지를 당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24일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고 주정부가 낙태의 합법성 여부를 정하도록 판결한 뒤,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24일 저녁 애리조나 주 상원의원들이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는 동안, 의사당 건물 밖에 모여든 낙태 지지 시위대는 강제로 유리창을 깨고 문을 밀며 진입을 시도했다.
카렌 판 애리조나 상원의장(공화당)은 이날 성명에서 “상황을 감시하던 법 집행 기관은 지원을 요청했고, 진입하기 전에 최루탄으로 군중을 해산시킬 수 있었다”며 “상원의원, 참모진 및 참석자들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휴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그는 “건물이 점거될 경우 내부에 있던 사람들은 상원의원실로 대피할 수 있었다”며 “불행히도 시설을 통과하는 공기순환기가 의원실로 연기나 최루가스 일부를 끌어들여 공기가 나빠져서 누구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판 의장은 “상원의원, 직원, 참석자들에게 파괴적이고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었던 일을 신속히 처리한 법 집행기관에 매우 감사하다”며 “폭력은 답이 될 수 없고, 노골적인 폭동을 시도한 데 대해 ‘집회’나 ‘평화적 시위’로 위장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의지를 내보였다.
또 “모든 주 의원들에게 이러한 행위를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며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폭력은 결코 해답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캘리 타운샌드 애리조나 상원의원(공화당)은 실시간 트윗으로 “지금 우리의 안전을 침해하려는 군중 때문에 상원 건물 안에 인질로 잡혀 있다”면서 “최루가스 냄새가 나고 있고, 한 의원의 자녀들은 사무실에서 두려움에 떨며 흐느끼고 있다”고 글을 남겼다.
해산된 이후 그는 “모든 사람들은 괜찮으며, 우리 의원들은 일을 끝마치고 있다”며 사진과 함께 소식을 전했다.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인 미셸 우젠티-리타는 이날 시위대가 건물 앞에서 ‘낙태는 인권’이란 팻말을 들고서 “나의 몸, 나의 선택”을 외치는 영상을 찍어 트위터에 공개했다.
그는 “시위대가 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을 때 의원들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그들이 원하는 학교에 데려갈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을 위한 ESA(교육저축계좌) 확대에 관한 투표를 진행 중이었다”며 “이것은 #RvW(로 대 웨이드) 시위라기보다는 그 투표를 막으려는 시도였던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공화당)은 6월 24일을 매년 ‘돕스 대 잭슨여성보건기구’ 판결을 기념하며, 낙태로 희생된 7천만 명의 생명을 추모하는 ‘법무장관실 휴무일’로 지정한다고 공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