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찰이 불법 개종 혐의를 구실로 목회자와 그의 삼촌을 나무에 묶고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마마후 마을에 사는 프라베시 쿠마르(26) 목사는 4월 22일 아픈 삼촌의 병문안을 위해 인근에 사는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
병문안 중에 그는 옥상으로 올라가 가정 예배를 드렸고, 이를 지켜본 힌두교 이웃 주민들이 몰래 동영상을 녹화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쿠마르에게 방문 목적과 노래에 대해 물었고, 그가 찬송가라고 설명하자 불법 개종 혐의로 즉시 체포했다.
이날 오후 8시경 경찰은 비자울리 경찰초소로 그를 끌고 가 나무에 그의 얼굴을 묶은 뒤 욕설을 퍼부으며 무자비하게 폭행하기 시작했다.
쿠마르 목사는 모닝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찰은 우리가 방문한 가족이 모두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철저히 무시했다”면서 “다리를 심하게 얻어맞아 부어서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 절뚝거렸다”고 밝혔다.
쿠마르의 삼촌(55)이 잇따라 도착해 경찰에게 구타를 멈춰 달라고 간청하자, 경찰은 보석금 256~320달러(2만~2만5000루피) 상당을 요구했다.
돈이 없던 두 사람은 바르다 경찰서로 이송되었고, 상사는 부하 경찰관이 눈에 쉽게 띄는 부위를 구타한 것을 나무라며 가죽끈을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쿠마르의 증언에 따르면, 이 경찰은 “때릴 때 어떤 신체 부위를 겨냥해야 하는지 보여주겠다”라고 말한 뒤 쿠마르를 30-40여 차례를 때린 뒤, 그의 삼촌도 구타했다.
경찰은 구타하던 도중 쿠마르에게 “힌두교 신과 여신을 찬양하는 구호를 외치라”고 명령했고, 이를 거절하자 더욱 심하게 구타했다고.
부하 중 한 명이 두 사람의 석방 여부를 묻자, 이 경찰은 쿠마르와 삼촌이 서로 싸웠다는 거짓 내용으로 보고서를 조작하겠다며 이를 거절했다. 이후 그는 부하들에게 쿠마르와 삼촌을 더욱 구타하라고 명령했다.
결국 경찰은 인도 형법상 ‘5인 이상 집회 및 치안 방해’, ‘방조’, ‘공범 행위 방조’ 등의 혐의로 쿠마르와 삼촌을 고발했다. 둘은 건강검진 후 아잠가르 구의 랄간지 관할 치안 법정에 출두했고, 다음날 저녁 보석으로 풀려났다.
쿠마르 목사는 석방된 지 2주가 지난 후에도 여전히 진통제를 복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구타당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우타르 프라데시와 델리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경찰에 전화를 걸어 체포 경위에 대해 물었다.
쿠마르 목사는 모닝스타뉴스에 “경찰관은 저와 삼촌을 누명을 씌워 개종금지법에 연루시키겠다. 만일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하려고 하면 감옥에 보낼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했다.
과거 힌두교 신자였던 쿠마르 목사는 1년 반 전부터 그의 가족들과 함께 기독교를 따르기 시작했다. 쿠마르와 가족은 사는 마을에서 약 25마일 떨어진 가정교회를 다니며 약 6개월간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아마마후 마을 주민들은 쿠마르가 기도나 예배를 위해 집에 사람들을 모으면 경찰을 부를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현재 그는 정규 교회 예배나 기도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폭행이 증가하면서, 이 지역 기독교 공동체들의 우려는 더 커져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기독교 지도자는 “정부, 행정부, 경찰, 언론이 기독교인들을 표적으로 삼기 위해 뭉쳐있다”며 “정부는 예배를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체포하고, 법에 따라 고발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우익단체들은 경찰을 끌어들이고, 경찰은 반대심문 없이 목사와 평신도 지도자들을 체포한다”며 “최초 정보 보고서(FIR)에는 2~3시간 이내에 그들에게 불리하게끔 기록된다”고 했다.
우타르프라데시 주는 2억 명 이상이 거주하는 인도 최대 인구 과밀 지역이자,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이다. 종교별 인구 수는 힌두교인이 79.73%를 차지하는 반면, 기독교인은 0.18%으로 여전히 극소수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