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북부 시골 마을에서 지난 주말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최소 10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15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지 및 보안 소식통은 괴한 테러가 11일 밤 세이텡가 코묀 지역에서 발생해 남성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으며, 사망자 수는 최대 165명에 이를 것이라 밝혔다.

괴한들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지역은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이 활동하는 접경지 세노 주에 속해 있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공격으로 추정된다.

현지 관계자는 구호단체가 있는 인근 도리 지역으로 주민 3천여 명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도리로 피신한 한 생존자는 AFP 통신에 “테러범들이 장이 열리는 토요일에 마을로 쳐들어왔다”면서 “테러범들은 들어서자마자 총격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또 “오직 남자만을 겨냥했다. 이 가게, 저 가게를 오가며 불을 지르기도 했다”며 “도망치는 모든 사람에게 사격을 가했다. 그들은 밤새도록 마을에 진을 쳤다”고 생존자는 덧붙였다.

AFP 통신은 29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돼 14일까지 사망자 수가 7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피해 지역 곳곳에 설치된 부비 트랩과 지뢰로 인해 수색 작업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테러는 2016년 부르키나파소에서 서아프리카 지하디스트 폭동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부르키나파소 북동부 야가 주에서 민간인 160여 명이 테러로 사망한 지 1년 만에 발생했다.

지난 5월 유엔은 폭동이 시작된 이후 부르키나파소 영토에서 200만 명의 실향민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라이오넬 빌고 부르키파소 정부 대변인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학살은 지하드 내부에서 유혈사태를 일으킨 군대의 행동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부르키나파소는 한때 비교적 평화로운 지역에 속했지만, 유엔은 2021년 국내 이주민이 50% 증가하여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고 발표했다.

안보 불안정성의 증가는 올해 1월 쿠데타로 이어져 로슈 카보레 전 대통령이 축출되기에 이르렀다. 올해 2월 폴 앙리 다미바 중령은 대통령 취임 선서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을 선언했다

영국의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릴리스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2022년 박해 동향 보고서에서 “부르키나파소의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상황은 현재 나이지리아와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하디스트들은 부르키나파소에서 교회들을 폐쇄하고, 비밀리에 만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말리에 주둔해 온 프랑스군 병력이 철수하기로 결정해 올해도 테러는 계속될 것이라 경고했다.

2022년 각 국가별 테러 위험성을 정리한 ‘글로벌 테러 지수(GTI)’에서 부르키나파소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소말리아에 이어 세계 4위이며, 나이지라는 6위에 올라 있다. 2022년 오픈도어스 USA는 부르키나파소를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 중 32위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