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항 매체인 ‘폭스 뉴스(Fox News)’가 게이 프라이드의 달을 맞아 미성년자의 트랜스젠더 성별 주장을 옹호하는 뉴스를 보도한 뒤 보수 논객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 폭스 뉴스는 보도 프로그램인 ‘아메리카뉴스룸(America Newsroom)’에서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트랜스젠더 성별인 14세 소녀 릴랜드 위팅턴에 대한 특집 방송을 방영했다.
이날 방송은 “미국 다 함께: 다양성을 기념하며”, “성소수자 프라이드의 달”이라는 문구가 적힌 화면을 먼저 내보냈다. 이어 공동 진행자인 다나 페리노는 “5살에 성을 전환한 이야기가 가족 유투브 동영상에서 700만 명이나 시청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취재 특파원인 브라이언 리엔나스는 이 소녀가 “말을 떼기도 전에 부모에게 자신이 소년이라는 것을 가까스로 말했다”면서 “일부 트랜스 미성년자들과 달리, 몇 년 후인 5살에 커밍아웃을 했을 때 릴랜드는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했다.
어머니 힐러리는 인터뷰에서 “그(him)에게는 여성스러운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과 ‘너는 여자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고 전했다.
힐러리는 트랜스젠더 성을 가진 청소년의 높은 자살률을 언급하며 “죽은 딸보다는 살아있는 아들이 있는 게 더 낫다. 만일 우리가 뒤로 물러나 많은 부모들이 하는 일을 했다면, 여기 보시는 아이들 중 한 명도 없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특파원은 “릴랜드, 그의 여동생 브린리, 아버지 제프, 어머니 힐러리가 보여준 놀라운 용기다. 특히 트랜스젠더 문제가 정치화된 시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 가족은 그들의 이야기가 더 많은 이해와 수용, 나아가 더 많은 사랑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클로징 멘트를 남겼다.
젠더 이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보수 성향 블로거인 맷 월시는 그가 출연 중인 폭스 뉴스가 미성년자의 성전환을 긍정적으로 보도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그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어디서든 이 사악한 광기에 큰 소리를 내야 한다. 특히 우리 쪽에서 일어났다면 더욱 그렇다”며 “이 방송은 단순히 아동 성전환을 둘러싼 논란을 보도한 것이 아니다. 노골적으로 그러한 관행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또 “기자는 그 아이가 갓난아기 때 새로운 성별을 알렸다고 말한다. 폭스(뉴스)는 아기가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길 바라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는 가장 극단적이고 급진적이며 위험한 형태의 젠더 이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쌍한 이 아이는 이제 영구적으로 바뀐 몸을 가진 14살이며, 어린아이로서 강요된 정체성으로 영원히 살도록 선고받았다. 이는 끔찍하고 사악하고 병적이다. 이것이 폭스사가 홍보하기로 선택한 것”이라며 보도 관련자들을 즉각 해고할 것을 촉구했다.
정치논평 팟캐스트 ‘데일리 와이어(The Daily Wire)’ 진행자인 벤 샤피로는 트위터를 통해 “이것을 CNN이나 MSNBC에서 본다면 절대적으로 비열한 광기이다. 폭스 뉴스에서 이를 본다는 것은 보수주의나 품격을 닮은 모든 것을 완전히 배신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보도에 따르면 이 생물학적인 여자아이는 말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성별을 선택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미친 짓”이라며 휘팅턴 부부가 5살 난 아동을 “사회적 성전환을 시킨 것은 아동 학대”라고 비판했다.
또 “성별 불쾌감의 징후를 보이는 대다수의 어린이들은 시간이 지나가면 멈춘다”라며 이번 보도가 “끔찍한 선전”이라고 비난했다.
샤피로는 “생물학적 정체성의 왜곡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인용하는 엄마”와 “유년기 (성) 전환만이 자살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급진적 성이론 활동가 트레버 프로젝트(Trevor Project)의 통계”라며 “아빠가 생물학적으로 여자인 아이를 호르몬 전환과 생물학적 불임 및 유방 및 생식기 절단 수술을 받게 될 전환을 통해 ‘진짜 삶을 사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을 우린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폭스 뉴스는 상상 가능한 가장 급진적인 좌파 선전을 위해 무기화되기엔 보수주의자들에게 너무나 중요하다”며 “이는 아이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선전이다. 이 혐오스러운 선동과 선전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해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이클 놀스 쇼(The Michael Knowles Show)’ 팟캐스트 진행자인 마이클 놀스는 트위터에 “나를 꼰대라고 불러달라. 하지만 나는 보수 언론 매체가 부모가 어린 자녀를 성전환하도록 권장하지 않던 시절을 더 선호한다”고 글을 남겼다.
‘릴러터블(Relatable)’ 팟캐스트 진행자인 엘리 베스 스터키도 폭스 뉴스의 보도에 “망연자실했다”라고 밝혔다.
라디오 진행자인 에릭 에릭슨은 “트랜스 선전을 홍보하는 폭스 뉴스, 볼 만하다”면서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위해 애리조나를 부르는 것보다 (보수) 네트워크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 경고했다.
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인 ‘미국원칙프로젝트(American Principles Project, APP)’의 회장인 테리 실링도 “이 가엾은 소녀는 아이를 낳을 수도 없고, 성적인 활동에 동의하기도 전에 성전환을 시작했다”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보수 보도매체인 폭스 뉴스가 LGBT 이념을 옹호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브라운은 지난 4월 “기독교 보수주의자여, 당신은 폭스 뉴스에 신뢰를 가질 수 없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브라운은 폭스 뉴스가 트랜스젠더 올림픽 선수 출신이자 생물학적 남성인 브루스 제너(현재는 여성 이름인 케이틀린)를 객원 칼럼니스트로 고용한 결정과, 뉴스 진행자 숀 해니티가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출마했던 제너에게 여성 대명사를 사용한 사례를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