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니 목동 무장세력이 나이지리아 북부 카두나 주의 기독교인 마을을 습격해 46명의 기독교인과 자녀들을 납치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모닝스타 뉴스를 인용해 지난 17일 자정 직후, 이슬람 과격주의자인 풀라니 무장세력이 카치아 현의 아구누 두체 마을을 급습해 최소 46명의 기독교인들과 자녀를 납치했다고 전했다. 이 마을에서 납치된 사람 중 남자는 16명, 여자는 30명이다.
이틀 후인 19일, 카우라 현의 카고로 마을에는 100명 이상의 풀라니 목동들과 이슬람 무장세력이 합세하여 민간인 32명을 살해했다.
마을 주민인 필립 존 씨는 모닝스타 뉴스에 “그들은 우리 마을에 대거 몰려와 눈에 보이는 즉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카고로에서 발생한 2차 공격으로 군인 2명이 사망하고, 여성 1명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카고로 츠네, 아그반, 카탕가, 카다르코 지역에 있는 200여 채의 가옥과 32개의 상점이 파괴되었으며, 최소 7명이 다쳤다.
지역 주민인 바이올렛 피터 씨는 “어머니의 가족 집들이 모두 파괴되었고, 사촌 중 한 명은 집에서 불에 타 죽었다”라며 “몇몇 친척들과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주님, 이런 일은 저희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입니다”라고 토로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협회 카두나주 지부의 회장인 존 조셉 하야브 목사는 성명에서 기독교인들이 “정부와 보안군의 실질적인 조치 없이, 계속되는 살인, 납치, 강도, 상상할 수 없는 악행이 우리 주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두나 주 시민들은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구체적인 조치가 없는 정부의 말뿐인 대응에 지쳤다”라며 “살인자와 납치범들이 체포되는 소식을 듣고 보고 싶다. 정부가 대혼란이 있을 때마다 언론을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했다.
안보 분석가들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리비아를 통해 나이지리아 무장세력이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자, 몸값을 노린 납치가 산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는 보코 하람(Boko Haram)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ISWAP)에 의해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박해 감시 단체인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ICC)’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공격의 배후에 있는 종교적 동기를 계속 부인하고 있으며, 최근 미 국무부에도 이와 같은 내용으로 설득했다”고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나이지리아 정부의 무대응을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단체들은 대량학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바이든 행정부와 미 국무부는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 명단에서 나이지리아를 제외시켰고, 이 결정은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등 인권 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나이지리아는 트럼프 행정부 말기인 2020년 12월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명단에 추가되었고,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은 이 국가를 2021년 “최악의 박해 국가”로 지목한 바 있다.
이 단체는 2021년 보고서를 통해 나이지리아가 “2000년 이후 5만 명에서 7만 명이 살해당했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에게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곳 중 하나”라고 밝혔다.
올해 오픈도어스가 발표한 월드와치리스트(WWL)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2020년 10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최소 4,650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되었으며, 전년도(990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2,50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납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