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고대 성서 조각을 훔쳐 판매한 영국 교수에 대해 미국 예술 및 공예품 판매업체가 700만 달러(한화 78억)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7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성서박물관 이사장인 스티브 그린이 회장으로 운영하는 ‘하비로비 스토어(Hobby Lobby)’는 전 옥스퍼드 대학 파피루스학 교수인 더크 오빈크(64)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총 7차례에 걸쳐 710만불 상당의 파피루스 조각과 고대 유물을 판매했다며 그를 고발했다.
미국 성서박물관은 2017년 새클러 도서관의 옥시링쿠스(Oxyrhnchus) 컬렉션에 전시되어 왔다. 이 고대 사본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이집트 옥시링쿠스 시의 주민들에 의해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됐다.
이 사본에는 기원전 3세기부터 7세기까지 그리스어, 고대 이집트어, 콥트어, 라틴어, 아랍어, 히브리어 및 기타 언어로 작성된 50만 점 이상의 문학 및 기록 문서 조각이 포함되어 있다.
하비 로비는 소송문을 통해 “파편 중 일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파피루스 컬렉션의 관리인인 이집트탐험협회의 오빈크에 의해 도난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탐험협회(Egypt Exploration Society)는 2019년 10월 오빈크가 파피루스 조각을 판매한 데 대해 그를 고발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이후 옥스퍼드 대학도 오빈크의 교수직을 박탈했다.
이 협회는 누락된 파편 13점 중 11점이 승인없이 하비로비 스토어에 판매되었고, 결국 성경박물관에 소장되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성서박물관은 13개의 파피루스 조각들을 이집트탐험협회에 반환한 상태이다.
일간 ‘더 타임스’는 오빈크가 훔친 조각에서 성경의 창세기, 출애굽기, 신명기, 시편, 로마서 및 고린도전서에서 발췌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오빈크는 지난해 3월에 경찰에 체포되었고, 조사를 받고 난 후 석방되었다. 당시 그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소장품을 훔치거나, 제거 또는 판매했다는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더 타임스는 법원 서류 상에 오빈크가 옥스퍼드 대학 내 크라이스 처치 인근에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옥스퍼드 대학의 회계 장부에서 그가 공동 지분 소유권 계약에 따라 61만 4천불 상당의 빚을 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