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국 복음주의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무엇일까? 미국에서 가장 큰 복음주의 단체의 지도자들은 ‘급변하는 미국 문화에 대처하기’라고 답했다.

전미복음주의협의회(NAE, 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가 최근 복음주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오늘날 미국 복음주의자들은 과거와 달리 정치나 전쟁보다는 소비주의, 물질주의, 가족 문제 등을 포함한 미국 문화 전반적인 이슈들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3천만 명의 NAE 회원들을 대표하는 1백여 명의 지도자들은 조사에서 특히 낙태와 인간 존엄성 보호에 오늘날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꼽았다고 NAE 회장 리스 앤더슨(Leith Anderson) 목사는 밝혔다.

복음주의자들이 다음으로 관심을 갖는 문제로는 에이즈, 빈곤, 불법 이민 등 약자들에 대한 보호가 거론됐다. 앤더슨 목사는 “복음주의자들은 언제나 약자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이러한 관심사들이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NAE 지도자들이 꼽은 주된 관심사는 ‘복음주의(evangelism)’에 관련된 것이었다. 이들은 많은 복음주의자들이 복음주의가 영적이기보다는 정치적인 것으로 오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따라서 자신들의 신앙과 행동을 통해 복음주의의 참된 의미를 드러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복음주의자(evangelical)’란 용어의 재정의가 네 번째 관심사로 꼽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꼽은 주된 관심사는 환경 문제였다. 최근 몇 년간, 복음주의자들은 지구 온난화에 많은 관심을 가져 왔으며, 지난 1월에는 창조론과 진화론으로 대치해 왔던 복음주의자들과 과학자들이 환경 보호 특히 지구 온난화에 공동 대처해 나가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기독교 리서치 전문 기관 바나 그룹(Barna Group)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복음주의자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일반적인 기독교인이나 미국 성인에 비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이 복음주의자가 아니라고 밝힌 이들의 55%가 지구 온난화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33%의 복음주의자들만이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NAE 지도자들은 이외에도 건강, 기독교 교리 교육, 동성애, 이슬람, 인종화해, 교회재정, 청년목회, 교회법 등을 관심사로 꼽았다.

앤더슨 목사는 “조사에서 지도자들의 대답이 분류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다양했다”며 “복음주의자들이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NAE가 매월 미국 전역의 4만5천여 교회 지도자와 선교단체, 기독교학교 임원 및 복음주의 교파의 수장을 포함한 NAE 지도자 1백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복음주의 지도자 설문조사’(The Evangelical Leaders Survey)로서 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