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Photo : 기독일보) 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본지는 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의 소논문 "포스트 코비드 시대, 사역의 변화에 따른 교회 예배와 음악"을 연재합니다. 오늘의 예배 음악을 진단하고 포스트 코비드 시대에 교회 음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오늘날 교회 예배에 주는 도전들

2) 예배와  회중들

앞서 역사적 고찰을 통해 보았듯이 모세의 시내산 예배에서 회중들은 모두가 각자의 맡은바 역할들이 있었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참여(Participation) 해서 최선으로 예배를 섬기게 하였다. 하지만 중세 교회의 회중들은 입을 벌려 찬송을 할 수 없었고, 성경을 읽지도 못하는 구경꾼으로 전락되어버리고 말았다.

이 같은 제도는 교회 지도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일로 그 이유는 잘 훈련받지 못한 이들에 의해 불려지는 찬송과 또 경건하지 못한 이들이 읽는 말씀의 고백은 거룩함이 회파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에 종교개혁자들은 개혁을 통해 다시 회중들의 입을 열여 찬양과 말씀을 고백하게 하여 본연의 자리로 돌려 놓았다.  그런데 오늘날의 교회는 회중들이 또 다시 중세교회와는 다른 분야의 구경꾼으로 전락하고 있다.

오늘날 회중들은 예배에서 함께 찬양하는 그 자리에서 점점 더 입을 다문다. 그저 구경꾼처럼 보인다. 그리고는 무대에서 찬양을 하는 사람들의 연주 능력과 예술적 가치 등을 판단 하는 일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져 간다. 

이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대두 되었던 일이다. 무대앞에 펼쳐지는 스크린이 더 이상 찬송가나 다른 악보들을 소지하고 교회에 갈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다. 현란하게 펼쳐지는 음악적 기술들, 그리고 다양한 악기들 소리에 압도되어 그냥 구경하고 입을 다물게 된다.

이것 또한 오늘날 문명이 주는 편리함이지만 그 편리함이 독이되어가는 현상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그것뿐인가?  목회자의 설교를 자신의 신앙적 척도에 맞추어 평가하고 판단하다가 소속감을 잊어버리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설교자들을 찾아 다닌다. 특히 요즘 편리해진 인터넷을 통해서 또 더욱더 크게 활성화 되어가는 온라인 예배 교회들을 찾아 엄마찾아 삼만리 인터넷 쇼핑을 일삼고 있다.  

여기에 오늘날 예배에 심각성이 있다. 즉 회중들이 예배에 임하는 자세와 임무가 우리가 앞서 보았던 시내산 예배의 모습과 판이하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어 있음을 직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회중의 자리에서 각자 맏은 바 일을 다 해 연주함으로 하나님께 드림으로 예배해야 하는 사명을 저버리고 하나님의 자리에서서 무대위의 연주자들(설교자, 찬양자들)을 판단하고 비평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아 오늘 목사님의 설교 참 짱이야, 좋은 윤리적 교훈들이네!" 그리고 예배음악 찬양인도자들과 연주자들이 회중들과  함께하는 찬양에는 함께 찬양하기보다 그것을 감상하고 평가하며 "오늘 싱어의 소리가 별로네, 아 참 멋있는 매력적인 소리네, 혹은 앙상블이 엉망이네."

회중들로 하여금 이런 평가들이 주 임무가 되게 하는 오늘날  예배의 풍토가  하나님의 마음을 참 안타깝게 만들것이다. 이것을 다분히 성도들에게 문제가 된다고 하는 것은 큰 무리이다. 이 같은 일은 회중들에게 올바른 예배관을 교육시키지 못한 교회 지도자들에게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더욱 안타깝게 고려되어야 할 것은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 가운데 이런 올바른 교육을 뒤로 하거나, 또 지도자 자신이 올바르지 못한 예배관을 갖고 현장에서 잘못된 목양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책임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온전한 예배의 모형이 되는 시내산 예배처럼 올바른 예배가 되기 위해서는 예배를 이끌어가는 그룹과, 청중들의 역할에 대한 임무와 드림의 원리가 바로 정돈 되어야 할 것이다.  

헨리 블렉커비 목사님은 그의 책 영적 리디십(Spiritual Leadership) 에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 시대 온전한 영적 리더가 하나님께 받은 책임은 최선의 노력으로 사람들을 움직여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즉, 회중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온전히 높여드리는 훌륭한 연주자들로 세우기 위해 예배 지도자는 그 일을 돕는 협력자가 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회중들은 예배자의 자리에서 입술을 크게 벌리고 목소리를 높여 최상의 것으로 하나님께 온전히 드릴 수 있게 말이다 .

한편, 노진준 목사는 지난 2020년 10월 월드미션대학교 예배음악 철학 특강 시간에  "복음적 예배" 라는 강연을 통해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들에게 올바른 예배관을 심어주어야 한다" 고 이야기 한다.  그것은  교회 지도자가  예배를 통해 성도들이 훌륭하게 연주(Performer)할 수 있게 무대에서 열심히 조력(Helper)하여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게 함으로  그것을 보고  하나님은 그 자리에서 "참 잘한다" 회중들을 칭찬하게 하시도록 양보해 드려야 한다는것이다.   

뛰어난 오케스트라 연주에서의 지휘자는  단원들이 분명한 역할을 하게 지도함으로 훌륭한 소리를 뽑어내어 아름답고 멋있는 화모니를 만들어 낸다. 필자는 지난 2008년 1월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Walt Disney Concert Hall) 에서 세계적인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Mariss Jansons,  1943-2019) 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오케스트라 그룹의 하나인 왕립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와 함께  브람스 교향곡 2번(Symphony No.2 in D major, Op.73 by J. Brahms(1833-1897)을 연주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게 되었다.

100여명에 가까운 단원들이 각 악기들을 가지고 연주하는데 연주자들 거의 모두가 의자에 몸을 맞기기 보다는 음악에 맞추어 엉덩이를 버쩍 버적 들어가며 흥분에 겨워 연주하는 모습은 시종일관 보는이들로 하여금 머리를 삐죽 삐죽 세우게 하며 전율을 느끼게 했다. 감동의 연속이었던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이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자세가  바로 하나님의 예배의 자리에서 행해야 할 예배 지도자와 회중들이 행해야 할 올바른 임무인 것이다.

오늘날 교회 예배에서 모든 예배자들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설교자들은 주연배우의 마음이 되어 갖은 미사어구를 사용하며  회중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말씀을 전하려는것에서 벗어나, 회중들로 하여금 하나님만을 존귀케 하기위한 협력자 역할의 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  

음악인들 또한 철저히 기능, 수단이 되어야 할 음악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 아름다운 예술의 세계에만 심취되어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망상에서 모두 벗어나 회중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존귀케 하기위한 협력자 역할의 자리를 굳게 지켜야 한다. 

한편 회중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예배를 평가하는 그 하나님의 자리에서 내려와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말씀과  찬양에 크게 반응하여 하나님만을 존귀케 하기위해 적극적으로 참여(Participation) 해서 전심으로 드리는(Giving) 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 이것이 모세의 시내산 예배에서 찾을 수 있는 예배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