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사랑에 빚진 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선교사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선교지에 직접나가 복음을 전하지는 않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미술 선교사 이휘승 씨를 만났다.

이씨는 초상화와 벽화를 주로 그리는 화가이자 뉴욕장로교회 창세기 미술반 담당 교사이다. 미술을 통해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친다는 그를 만나기 위해 미술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교실을 찾았다.

기자가 교실에 도착했을때는 수업이 거의 다 끝나갈 무렵. 반갑게 기자를 반기는 이씨는 “제가 말을 잘 못해서 인터뷰를 잘할수 있을지 모르겠네요”하며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솔직히 아이들 앞에 서는 것 조차 떨린다는 이씨. “장난꾸러기 남자녀석들 혼좀내줬어요. 늘 좋은말만 하다 오늘이 처음이죠.”

2년동안 거쳐갔던 수많은 장난꾸러기들의 행패(?)를 참고 참다 오늘에서야 터트린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이들 걱정을 한다. 그는 이처럼 아이들조차 쉽게 혼내지 못하는 여린 성격의 소유자다.

비단 성격탓만은 아니다. 모든 것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중요한 시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신앙을 심어주는 일을 하고 있기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씨는 미술을 전공하진 않았다. 하지만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문화 예술 사역 모임인 스테인워시(Stainwash)를 5년동안 이끈 예술선교 베테랑이다. 그는 모임을 통해 예술가로서 하나님께 나아가는 방법을 찾고 고민했다.

그러던 그는 자신이 받은 신앙의 감동을 미술로 표현해내기 시작했고 그 과정중에 자신이 받은 은혜를 아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것이 발단이 돼 미술을 통해 성경이야기를 전하는 교사가 된 것이다.

창세기 미술반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미술만을 가르치지 않는다. 어찌보면 미술을 가르치기 보다는 성경을 가르친다고 봐야 할것이다. 그저 미술은 아이들이 보다 쉽게 성경을 이해할수 있도록 돕는 도구일 뿐이다.

이휘승씨는 2년여동안 창세기미술반 교육을 진행하면서 벌써 60회분량의 성경커리큘럼을 완성했다. 그는 가치관과 신앙이 정립되는 시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생명을 전해준다고 생각하니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수업을 준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성경을 묵상하고 또 묵상하고 기도하며 준비해낸 커리큘럼들이다.창세기 천지창조, 회화,조소 등 다양한 미술장르를 이용해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고 교육효과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로부터의 반응도 좋다. 그는 “처음엔 미술학원보내는 식으로 시작한분들도 아이들의 신앙성숙을 기대하며 많이들 관심가져주시고 계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가 비전이 뭐냐고 질문하자 “창세기미술반이 학교가 되면 좋겠지요, 허허”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씨는 미술이 아이들뿐 아니라 미전도종족 전도에도 매우 효과적인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이 없는 종족에게 그림만큼 효과적인 도구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그는 자신의 달란트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전문 선교사이다. 남들이 잘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그는 미술을 통해 복음을 실어나를 것이다. 먼 훗날 복음이 전파된 적 없는 어느 오지에서 미술로 복음을 전하고 있을 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