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목사가 26년 전 첫 출간한 자녀교육서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홍성사)가 재출간 됐다. 가수 이승윤, 유튜버 이승국 등 '이재철 목사의 아들들'이 최근 미디어를 통해 대중적 호감을 얻으면서, 이들의 가정적 배경에도 관심이 높아진 데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판에는 '오늘도 거울들 앞에서'라는 부제가 달렸다. "아이들은 저를 비추어 주는 맑은 거울들이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의 제 모습을 그 거울들에 비추어 보면서, 저 자신을 바르게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자녀들이 유아기와 아동기를 거치면서 일어났던 에피소드 114건을 담았다. 일반 자녀교육서와 다른 점은,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이 '신앙적'이라는 것이다. 네 자녀를 자기 품 안의 자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 키우고자 애썼다.
첫째 승훈이 학교에서 덩치 큰 아이들에게 맞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 이 목사는 8살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친구를 이기는 법'을 강의한다. "힘으로 친구들을 이기려 하면 말이야, 너보다 더 힘센 친구에게는 반드시 지게 마련이야.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이 되면, 그 친구들이 반드시 너를 우러러보는 날이 올 거야. 그게 진짜 이기는 거야."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돼요?" "하나님을 열심히 섬기면 돼. 그러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 세상을 이기는 지혜를 주실 거야."
또 유명한 일화인 '매 사건'. 아이 중 하나가 형제의 저금통에서 돈을 꺼내 오락실에 갔던 날, 아무리 몇 백 원에 불과한들 '도둑질'이라는 엄연한 죄 앞에 매를 들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목사는 아이를 한 대도 때릴 수 없었다. 자신 역시 어렸을 적 누님의 저금통에서 돈을 훔친 적이 있기 때문.
그는 자신의 종아리를 걷은 후 아이에게 말했다. "아빠가 사랑하는 너를 잘못 가르쳤다. 아빠 종아리를 힘껏 열 대 치거라". 아이는 매를 차마 못 들고 울며불며 "잘못했다"고 빌지만, 그때마다 더욱 엄한 얼굴로 "때려!"라고 말하는 아빠의 기세에 눌려 결국 아빠 종아리를 때린다. 이 목사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다. 아파서가 아니었다. 큰 마음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나를 통로로 삼아 주님께서 그 아이의 마음을 붙들어 주심을 확인하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또 자녀들을 최대한 독립적으로 키우고자 했다. 자녀교육 원칙 중 하나가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다 하는 한, 하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허락하는 것"이었다고 밝힌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해 혼자 외출은 물론, 방학이면 혼자 외국도 다녀왔다. 11살 어린 나이에 축구로 진로를 정한 승윤에게 합숙소 생활을 허락하기도 했다.
이렇듯 '큰 자유'에 있어서는 개방적이되, '작은 자유'에 있어서는 철저히 제한을 두었다. 바르지 못한 언행이나 흐트러진 마음을 갖지 않도록 교육한 것. 어느 날 아이들이 "아빤 우리에게 큰 자유는 허락하지만, 작은 자유는 주시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하자, 이렇게 답한다.
"아빠 엄마가 너희들에게 큰 자유를 허락하는 것은 그것이 너희들의 세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야.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돼. 법적으로나 신앙적으로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앞으로도 너희들의 세계와 시야를 넓혀 주기 위해 큰 자유를 허락해 줄 거야 ... 작은 자유는 원칙과 관련된 거야. 원칙에 충실하지 않으면 큰 자유는 무서운 방종이 되고 만단다. 그래서 큰 자유가 참된 자유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작은 자유는 언제나 제한받아야 하는 거야."
한편 이재철 목사는 주님의교회와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한 바 있으며, 지난 2018년 100주년기념교회를 조기 은퇴하고 현재는 경남 거창에서 시골살이 중이다. 아들 중 첫째 승훈은 변호사, 둘째 승국은 유튜버, 셋째 승윤은 가수, 넷째 승주는 미술학도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