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세금 지원을 받는 미국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에 소속된 병원에서 낙태에 대한 언급을 금지하는 규제(restriction)를 즉각 발효했다고 CBS뉴스 등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보건복지부(HHS)는 가족계획연맹에 소속된 병원에서 낙태를 언급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과 더불어 병원이 낙태시술을 하는 시설 등에서 운영되는 것 역시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가족계획연맹은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각종 가족계획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쳐왔으며, 저소득 여성들에게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낙태를 위한 비용도 지원해왔다.
가족계획연맹을 비롯해 가족계획을 지원하는 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이같은 규제를 철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현재로서 이를 가로막을 어떤 법원의 명령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족계획연맹 병원과 낙태시술 제공 시설이 한 장소에서 운영될 수 없도록 한 규정은 내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기독교인들은 이같은 새로운 규제 소식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 규제를 통해 국민들이 낙태를 제공하는 업체들에게 보조금 형식의 간접세를 지불해 오던 것을 끝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 낙태에 대한 찬반여론은 여전히 팽팽하지만, 가임기 여성 1,000명당 낙태율은 1980년대 29명에서 2014년 15명으로 크게 떨어졌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낙태율 하락은 더 나은 피임, 의도적이지 않은 임신의 감소, 낙태 규제 등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정책은 레이건 대통령 당시의 법규를 반영한 것으로, 레이건 대통령은 클리닉에서 여성들과 낙태에 관한 논의를 할 수 없도록 막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러나 당시 대법원이 이같은 법규가 적절하다고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효되지는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