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 북동부 하트포드에 살 때, 손님이 오실 때마다 모시고 갔던 곳 이 있습니다. 바로 코네티컷 주청사였습니다. 살던 곳이 보여줄 것이 별반 없는 지역이라, 그나마 고풍스러운 주청사가 손님을 모시고 자주 갔던 곳입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청사 안에 독립전쟁 당시 애 국지사 Nathan Hale의 동상이 있는데, 그가 순직하며 마지막으로 한 말이 새겨진 글 앞에서 내가 받았던 감동을 나누곤 했습니다. 그 글은 이렇습니다. "나의 조국을 위해서 바칠 수 있는 목숨이 하나 뿐이 없다 는 것이 나는 참으로 안타깝다. I only regret that I have but one life to lose for my country." 그리고 이 감동을 가지고, 청사 안에 있는 가 게에 들려 기념품 하나를 사드립니다. 이 기념품 가게에서 받는 두 번 째 감동은 카운터를 보는 사람이 앞을 못보는 시각 장애인이란 것이었 습니다. 물건을 사서 계산할 때, 시각 장애인에게 내가 내는 돈의 양을 말해 주어야만 했습니다. 미국 돈은 지폐 사이즈가 다 같아서 몇 불 짜 리를 내는지, 그리고, 기념품의 가격은 얼마인지를 얘기해 주어야, 계 산을 해서 거스름돈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물건 사는 사람이 정직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2불 짜리를 기념품을 사면서 "10 불 짜리 냈습니다." 말하면, 카운터를 맡고 있던 시각 장애인이 캐쉬대 에서 8불을 거슬러 줍니다. 한번 해 보시면 더 확실하게 느껴지겠지만, 그 순간이 감동이고,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신뢰를 바탕 으로 시각 장애인이 캐쉬를 보는 세상, Nathan Hale 같은 자들이 지 켜낸 아름다운 나라, 미국에서 목격한 광경은 나로 하여금 주저 없이 미국 시민권을 신청하게 되었고, 자랑스러운 미국시민이 되었습니다.
지난주 한국에서 시각 장애인이 대학 총장이 되시는 사상 초유의 일 이 있었습니다. 총신대 총장님으로 세계밀알을 설립하신 이재서 박사 가 취임한 것입니다. 이 박사님은 뉴저지 러커스(Rutgers) 대학에서 학위를 하신 후 한국 총신에서 사회사업학과 교수로 섬기시다가, 이번 에 총장으로 선임되셨습니다. 많은 장애인들이 고무가 되어 취임식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이 박사님은 이렇게 취임소감을 밝혀 화제가 되었 다고 합니다. "저는 시각 장애인으로 한눈 팔 수가 없기 때문에 열심히 학교 일만 챙기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바로 이 분이 올 8월 초 저희 교회 '한 여름밤의 시원한 신학강좌' 강사 중 한분으로 오시게 됩니다. 강사로 섭외할 때는 총장 설이 나오기 전이었는데, 총장 취임 후, 첫 나 들이에 저희 교회 모시게 되어 큰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그때 마침 소 망부 여름성경학교가 있어서 학생들에게 잠시 격려의 말씀도 부탁드 리려 합니다. 우리도 아름다운 미국에서 '한눈 팔지 말고' 자랑스러운 Korean-American이 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