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아프간 선교가 닫히게 된 만큼 미주 한인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아닐까요?"

한국 인터콥 본부에서 사역하고 있는 임이스마엘 선교사는 미주 한인들의 아프간 선교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레 운을 떼었다.

한국 협상단이 탈레반과 대면협상한 끝에 30일(현지시각) 피랍자들이 모두 풀려났다. 협상 조건은 △2007년 말까지 아프간에서 모든 한국군이 철수한다 △8월말까지 아프간내 NGO와 한국 기독교 선교단체의 모든 활동을 중지한다 △한국의 기독교 선교 단체들은 파키스탄에서의 모든 선교 활동을 중지한다 △탈레반은 한국 인질사태가 해결될때까지 아프간 정부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지한다 △한국 정부가 최선을 다했기에 탈레반은 한국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들의 맞교환을 요구하지 않는다등 5가지였다. 이 조건에 따라 아프간내 NGO 단체들은 무조건 철수해야 한다. 임이스마엘 선교사는 이같은 사정에 대해 "그동안 선한 도움을 받았던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섭섭해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국인들이 납치됐던 가즈니주는 카불 바로 아래 있는 곳이다. 이 곳이 열리면 카불을 쉽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접전을 치뤄왔으며 가즈니군이 미군에 포로로 많이 잡혀가기도 했다. 임 선교사는 "탈레반은 파키스탄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하수인을 통해 납치했다"며 "납치할 외국인을 노리고 있던 중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탈레반은 협상이 지연되면서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데다 피랍자에 여성들이 포함돼 있어 내부적으로도 지탄을 받는 등 어쩔 수 없는 상황 가운데 처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협상 조건이 '탈레반 석방'에서 '한국인 선교 금지'로 바뀐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정부의 외교력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임 선교사는 "그동안 강대국이나 잘 알려진 나라들을 위주로 교류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중앙아시아 등지의 외교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프간에서 NGO가 활동을 중단하면 그동안 좋은 신용을 쌓아왔던 아프간 정부에도 점수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은 구제, NGO활동 등을 통해 외교의 기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임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본부에서 좀 더 회의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미주 한인들이 아프간 선교에 나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프간 현지인들은 눈물 많고 정많은 한국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 현지인들은 한국인을 좋아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피부색이 다르다 할지라도 자신을 위해 울어주는 모습에 감동합니다. 지금은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지만 전세계 어디에선가 자신들을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만으로 아프간 사람들에게는 힘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한국인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