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은 없고, 영혼은 죽으면 사라진다'는 인터뷰 내용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로마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이 또 다시 그의 '구원관'을 의심케 할 만한 발언을 했다.

지난 20일 성바오로 성당에서 한 소년은 교황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분이었지만 자녀들을 모두 세례받게 했고 좋은 분이셨는데, 아버지가 하늘(천국)에 계실까요?"

 

교황은 "소년은 믿지 않는 아버지가 천국에 계실까 고민하고 있다. 그와 같은 아버지에게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실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하나님께서 선한 사람을 버리실까?"라고 물었고, 사람들은 모두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이에 교황은 "그것이 나의 대답이다. 하나님은 에마누엘의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교황은 지난 2015년에도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도 양심을 따르기만 하면 하나님께 용서를 받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뿐만 아니다. 교황은 고난주간이었던 지난 3월 29일 "그들은 처벌받지 않는다. 참회한 영혼은 하나님의 용서를 받고, 하나님을 응시하는 이들이 있는 자리로 가게 된다. 하지만 참회하지 않는 사람은 용서받을 수 없고, 사라진다. 지옥은 존재하지 않는다. 죄를 지은 영혼들의 사라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무신론자이자 해당 신문 창립인과의 이 인터뷰 내용에 대해, 교황청은 "오늘 보도된 내용은 스칼파리가 재구성한 것의 결과물"이라며 "교황의 발언으로 인용된 부분은 교황의 말을 충실하게 전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재구성'의 여지를 남기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는 점만 봐도 교황의 발언들은 개운치 않은 데가 있다.

교황의 발언들은 가톨릭의 교리가 기독교의 그것과, 그리고 성경이 말하는 바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준다. 물론 누가 천국에 가고 지옥에 가는지는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판단의 기준이 교황의 말처럼 '양심'이나 '세간의 시선'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받아들였는지 여부'임은 분명하지 않은가.

소년에게 지나친 절망을 알려주는 말은 삼가야겠지만, 성경적 진리를 왜곡해 전달하는 일 역시 삼가야 함은 굳이 교황이라는 위치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성경은 분명히 천국과 지옥이 실재하며, 이 땅에서의 여행이 끝나는 날 빌리 그래함의 말처럼 둘 중 한 곳으로 '이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황의 말들은 저 소년에게 순간의 위로는 될 수 있을지언정, 영원의 약속은 안겨주지 못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와 함께 동행하며 이 땅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도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 자신의 십자가를 회피한 일일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다시 한 번 헛되이 만든 일이기도 하다.

교황의 말을 들으면서, 500년 전 믿음의 선배들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종교개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가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500년 전 마르틴 루터 역시 '구원행 티켓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천박한 구원론에 반기를 들면서 종교개혁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었다.

우리 개신교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부터 여러 순교자들과 종교개혁자들이 전한 이 피묻은 진리를, '절대 진리는 없다'고 주장하는 21세기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여전히 사수하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톨릭을 '형제'로 여기고 그들과의 교류와 연합을 중시하는 이들을 향해 '어디까지 용납할 수 있는 것인지' 되물어야 할 것이다.

 

ⓒ유튜브 영상 캡쳐
(Photo : ) ⓒ유튜브 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