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11개월된 아기 찰리 가드의 연명치료를 놓고 법적인 공방을 벌이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던 부모가 결국 연명치료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고려했던 실험적 치료법을 적용하기에 너무 늦었다는 판단에서다.
24일 BBC 등 현지 언론은 찰리의 부모 크리스 가드와 코니 에이츠가 이날 성명을 통해 "작고 사랑스러운 아들을 보내는 것은 가장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며 이같이 전했다.
오는 8월 4일 첫돌을 앞둔 찰리는 세계에서 16만 명이 앓고 있는 희귀병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 진단을 받고 런던의 한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아왔다.
병원 측은 뇌 손상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해 부모에게 연명치료 중단을 권유했으나 부모는 미국 병원에서 실험치료를 시도하겠다고 나섰다.
이들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에서 130만 파운드(약 19억 원)의 성금이 모였다.
영국 법원과 유럽인권재판소는 찰리의 고통을 연장할 수 없다며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내렸으나, 찰리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은 더욱 거세졌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힘을 보탰다.
여론에 밀린 영국 법원이 결국 한 발 물러섰으나 찰리를 진단한 미국 의료진은 수술을 하기에 너무 늦었다는 소견을 법원에 전달했다.
찰리의 부모는 법정에서 "아들은 누구보다 용감한 전사였다. 11개월 동안 사람들이 일생동안 하는 것 이상으로 세상에 영향을 줬다"면서 "이제 아들과 마지막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찰리의 치료를 위해 모인 성금은 찰리와같은 아이들을 돕는 재단 설립에 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