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들이 골수 및 장기이식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양희영 집사의 골수기증자 찾기 운동이 한인 교계 및 단체들 사이에 벌어지면서, 다시 한번 미주 한인들의 '골수 및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사)생명을 나누는 사람들(상임이사 조정진 목사)'에서 시온한인감리교회(담임 송희섭 목사)를 찾아 미국과 한국을 잇는 생명 나눔 운동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밝혔다.
16일(금)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정진 목사는 "지난 해 엘에이, 뉴욕, 워싱턴 디씨 등의 한인교회들을 방문해 생명 나눔 운동을 소개하고 조직을 구상한 연장선상에서, 6월 첫 주부터 엘에이를 시작으로 플로리다, 애틀랜타 그리고 뉴욕 등을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1년 창립돼 2007년 한국 보건복지부 장기이식 등록기관으로 지정된 (사)생명을 나누는 사람들은 헌혈, 장기기증 희망등록, 각막이식 수술비 및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 지원 캠페인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여기에는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뜻을 함께 하고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온 기독교대한감리회 교회들과 목회자들의 섬김이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기증자가 서약을 해도, 가족들의 동의가 없으면 기증으로까지 연결되는 것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사후 12시간 내 이식이 이뤄져야 하는 각막(안구)의 경우, 주어진 시간 안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는 한편, 각막이식만으로 빛을 찾을 수 있는 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전해 매끄럽게 이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장기기증 서약자의 사후 연락을 받고 가도, 멱살을 잡히거나 발로 채인 경험도 수 차례였다고 한다.
이런 현실 가운데 16년 이상 꾸준히 생명 나눔 운동을 전개 해 온 조정진 목사는 한국사회의 정서에 맞게 장기기증 절차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 양성과 병원과의 핫라인 개설 등 생명 나눔 운동에 대한 인식이 향상돼,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운동을 미주 한인사회까지 확장시키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조 목사는 "미주 지역에도 적지 않은 분들이 각막이나 장기이식, 골수 기증 등을 간절히 기다리고 계시다. 보통 아시안들은 아시안들과 매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중국-일본과 연계된 데이터 베이스를 적극 활용한다면 훨씬 더 높은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각막이식이 여전히 어려운 현실이지만 미국에서는 미국기관뿐 아니라 아시안 커뮤니티 기관들을 통해 각막이식이 쉽고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각막을 '수입'해 이식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한인 사회 깊이 자리잡은 한인 교회들을 거점으로 삼아 이를 연결해주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목사님들이나 훈련 받은 분들이 해주신다면, 생명을 살리는 일이 더욱 확장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 한가지 이유는 이 운동이 미국 내 한인 사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주 한인 사회에서 골수이식이 필요한 경우 반짝 골수 이식 검사 등으로 매칭자를 찾는 운동을 벌이지만 이를 주체적으로 이끌어 준 한인 중심의 단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엘에이 지역에서는 일본계 골수 매칭 단체가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까지 커버하고 있다.
조정진 목사는 미주 한인 사회가 이미 자리잡은 교계를 중심으로 생명 나눔 운동에 동참해 준다면 폭발력 있는 운동이 일어나게 될 것이며, 이것이 미국사회에 끼치는 영향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위해 한국인 최초의 시각장애인 박사로 미백악관 장애인 정책 차관보를 역임했던 고 강영우 박사의 미망인 석은옥 여사와 그 가족이 함께 하기로 했다.
한편, 시온한인감리교회는 오는 주일 오후 4시, 창립 36주년을 맞아 '창립기념 및 임명예배'를 드리게 되며, 조정진 목사가 설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