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목사는 굶어 죽지 않을 정도만 되면 돼.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돈 때문에 타락하기 쉽지. 돈돈 하다가 도는거야. 목사는 돈보다 소명감, 그 의식이 철저해야 하는거지"

주의 소명을 따라 영혼을 주께로 인도하는 목사. 어느 때서부턴가 목사가 단순히 하나의 직업인으로 비춰지고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세상이 됐다. 목회자 안에서도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주완식 목사의 후배들에 대한 당부는 귀담아 들을만 하다.

그는 후배 목사들에게 "하나님과 나 자신, 그리고 사명을 보는 눈이 또렷할 때 건전해질 수 있다"며 "소명과 사명감이 희미해지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성과 명예에 초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애틀연합감리교회를 맡고 있는 주 목사는 시애틀에서 22년을 목회하며 보냈다. 이미 2000년에 은퇴했지만 다시 시애틀연합감리교회를 맡았다. 목회 인생의 대부분은 국제 결혼 가정 목회를 담당했다. 한국에서 미군부대 한국 군목으로 지내면서 국제 결혼 하는 여성들을 상담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미국에 대해서 안좋은 인식을 갖고 있던 그는 시작할 때만 해도 '왜 미군을 따라 미국에 갈까?' 생각했지만 사역을 통해 국제 결혼에 대해 새롭게 보게 됐다.

상담을 통해 친동생 같은 자매들이 미국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한미 결혼 선교회'를 만들어 한국을 떠나는 여성들에게 영어와 성경, 교양을 가르쳤다. 주례를 부탁하는 사람들도 하나 둘 생겨나 5년동안 1백여쌍을 축복해줬다. 이후 미국에 건너와 이중문화 가정 목회를 담당했다. 국제 결혼 부부들이 많은 타코마 지역에서 수많은 가정을 위기에서 구했다.

은퇴 후에도 새로운 사역지에서 목회하고 있는 그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맺음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목회도 마지막을 잘해야 해.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의 종이 이어 받아 가는거야. 마무리를 잘 해주고 떠나야지. 마지막에 무너지면 망하는거야."

주완식 목사는 '사랑의 결핍'에서 많은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시애틀연합감리교회를 '사랑의 만남이 있는 교회'로 만들고 싶어한다.

"사랑이 충족되면 행복해지지. 좋은 이야기를 나눠서 서로 격려하게 하고, 설교도 즐거운 내용을 전해."

사랑이 넘치면 섬김도 생겨나는 법. 그래서 주 목사는 예배 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직접 교회로 데려오는 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섬김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어. 웃음을 보여주는 것도, 작은 친절을 베푸는 것도 다 섬김이지. 하지만 하나님께서 공급해주신 힘에서 해야지 내 힘으로 억지로 하려면 힘들어. 하나님에게서 사랑을, 대접하는 마음을 받아서 그렇게 베풀어야지."

주 목사는 평신도들에게도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서 살아가라'고 당부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궁극적인 인간의 목적,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알게 하고, 그 분께 영광 돌리는 것, 이대로 사는 것 말이다.

신학도 시절 선배로부터 받은 '목사 되기 전에 신자 되고, 신자 되기 전에 사람되자'는 한마디가 평생을 이끌어 왔다는 주완식 목사.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 번 후배 목회자들에게 당부했다.

"목사 되기 전에 신자 되고 신자 되기 전에 사람되어야지. 사람노릇 해야 목사지. 평생 생각해봐도 난 부족한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