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이삭의 우물이 있는 브엘세바
이스라엘 땅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남부지역의 광야

◈네게브 광야
이스라엘 땅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남부지역의 광야는 네게브 광야라 부르며 준 사막지역으로 일 년 강우량이 200mm 이하 지역으로 사람이 주거하기가 어려운 지역이다. 아브라함이 하란에서 가나안 땅으로 이주하였을 때 이 척박한 땅을 주거지로 정한 것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본래 물이 풍부한 지역에서 농업을 주업으로 하던 지역에서 살던 아브라함이 물을 쫓아다니는 목축업으로 직업을 전환하였던 것은 장차 이스라엘에 정처없이 떠도는 것을 예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최초의 원시선교사라고 부르는 아브라함은 광야에서 시작하여 100년간 광야에 거주하면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양육 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아브라함의 우물 입구
아브라함의 우물 입구

그가 평생 한 일 중에 위대한 한 가지는 광야에서 우물을 파면서 지낸 것이다. 우물 파는 일은 생명을 연장하는 중요한 일이었다. 물이 많은 지역으로 이동하면 되겠지만 물이 많은 지역은 이미 바알 신을 비롯한 지역 신들을 섬기는 가나안 7족속과 산지족속들의 땅이었기 때문에 온전히 하나님을 섬기기 위한 훈련은 광야가 적합하였던 것이다. 결국 3대 족장의 주거지는 변함없이 광야에서 이루어졌고 이후에 이집트에서의 고난을 견디면 출애굽 하는 일에 중요한 배경이 된다. 지금도 이스라엘의 남부 지역은 목이 마르다. 현대적 관계 수로로 인하여 남부지역의 중요한 홍해의 항구도시 에일랏과 네게브 중앙의 미쯔베 라몬이나 디모나, 네게브 수도라 부르는 브엘세바까지 물이 공급되지만 여전히 사람이 살기에는 부적합한 곳이다.

브엘세바가 속한 남부지역은 동으로 아라바 계곡과 접하고 남으로는 이집트와 국경을 이루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지중해가 있는 블레셋 평야와 만나고 북으로는 유대 산악으로 이르는 경계가 놓여있다. 성경에 나오는 고대도시로는 아라드, 브엘세바, 가데스 바네야 등이 있다. 또한 고대 세계에는 유목민에 의해 간간히 관계무역이 이루어져 주후 1세기에서 5세기에 이르는 동안 고대 도시들이 네게브 광야 곳곳에 서게 된다. 주요 도시로는 맘쉬트, 니산나, 쉬시트, 아브닷 등이 있다.

◈브엘세바에 정착하는 아브라함
75세에 하란을 떠난 아브람(Abram)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가나안 땅에 당도하였고, 세겜과 벧엘을 거쳐 브엘세바에 거처를 정하기에 이르렀다.

“맹세의 우물”, “일곱 개의 우물”이라는 뜻을 가진 브엘세바는 네게브 광야 중심도시로서 연간 강우량이 200mm 밖에 되지 않는 인간이 살 수 없는 한계 강우량 지역이다.

브엘세바 이스라엘 왕국시대 유적지
브엘세바 이스라엘 왕국시대 유적지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된 곳도 사래가 사라가 된 곳도, 이곳이며 큰 아들 이스마엘(창16:15)과 약속의 아들, 이삭을 낳은 곳도 브엘세바(창 21장)이다. 하갈과 이스마엘이 들판에 나가서 방성대곡 하던 곳도 이 지경이다, 지금은 하갈과 이스마엘이 방성대곡하던 지역에 베드윈들의 집단 촌락이 들어서 있다. 독자 이삭을 데리고 사흘 길을 걸어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던 곳도 이곳이다.

브엘세바에서 예루살렘은 북쪽으로 8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아브라함이 이곳에 사는 동안 만난 것은 기근과 속임수와 전쟁 등이었으며 그의 생애가운데 100년을 지내면서 고통과 슬픔, 한편으로는 이삭으로 인한 기쁨을 맛보기도 하였다.

야곱은 말년에 자식들을 이끌고 이곳에서 희생 제사를 드리고 요셉을 향하여 애굽으로 출발하였다.(창46장)

고대 유적지 입구에 있는 돌로 만든 번제단
고대 유적지 입구에 있는 돌로 만든 번제단

◈아브라함의 선택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 가운데서도 좋은 지역에 속하는 지중해 해변 평야지대나 갈릴리지역 에 거주하지 않고 유대산악지역과 네게브 광야지역까지 내려와 평생 우물만 파다간 인생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결국 의미 없는 삶이 아니다. 광야에서의 삶은 그의 믿음을 견고히 다지고, 약속의 자손들을 가나안 족속의 우상숭배에 물들이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광야에서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만났고 그의 믿음을 유지하면서 약속의 자손들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브라함이 조용히 하나님의 때를 바라보면서 생명을 파는 우물파기만 하였던 것이다. 그의 생애에 커다란 업적은 없지만 누구나 아브라함을 바라 볼 때마다 믿음의 조상으로 존경하고 변치 않는 사랑을 보낸다. 엘리야는 이세벨을 피하여 브엘세바 들녘 로뎀 나무 밑에서 은혜를 체험하였다.(왕상19:1-8) 결국 이와 같은 믿음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예수님 시대에 와서 설명이 되어진다.

신약시대 예수님은 수가성에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샘물을 주리라고 말씀하셨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 같은 믿음의 자손들은 예수님을 통하여 성취된 것이다.(요4:13) 최초의 선교사 또는 원시 선교사라 부르는 아브라함, 그를 통해 오늘 위로를 받는다.

광야 같은 인생이라도 혹은 생활이라도 약속을 믿고 우물을 파다 보면 지금은 아무런 열매가 없는 것 같지만 나중에는 창대해 질 것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브엘세바의 현재와 옛날 모습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 3대 족장이 살았던 브엘세바는 네게브 사막에 위치한 이스라엘의 도시로, "네게브의 주도"로 불리기도 한다. 2012년 현재 인구는 196,900명이고, 면적은117.5km으로 이스라엘에서 7번째로 큰 도시다. 20년 전에는 11만 8천 명이었다. 벤구리온 대학 외 많은 대학이 있다.

브엘세바는 네게브 지역의 중심도시 역할을 하면서 사막의 오아시스가 된 것이다.

브엘세바 고대 유적지 입구, 아브라함 우물, 이삭 우물
브엘세바 고대 유적지 입구, 아브라함 우물, 이삭 우물

지금 그곳에 가면 베드윈들에 의해 열린다고 하는 양시장 쪽에 아브라함과 이삭이 파놓은 우물을 볼 수 있다. 북쪽으로 4km쯤 가면 고대도시 브엘세바의 유적지가 있고, 고대에 사용했다는 돌 제단이 남아있다.

다행인 것은 유대인들만 사는 이곳에 예수님을 믿는 유대인들이 다수 살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 주변에는 이스마엘의 후손들인 베드윈들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