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끝에 43세의 젊은 나이로 숨진 마리아 세실리아 수녀. 이 아르헨티나 수녀의 신앙이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죽음을 앞두고도 고통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세실리아 수녀의 얼굴이 담긴 사진이 SNS에서 화제가 됐다. 많은 네티즌들이 그녀의 사진을 공유하며 쾌유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그녀의 사진과 사연에 감동을 받고 기도를 했다. 교황은 그녀에게 "당신의 헌신을 알고 있으며, 매우 사랑했다"고 전했다.

카르멜회 소속의 젊은 수녀인 그녀의 이야기는 먼저 스페인 신문 알레테이아에 실렸고, 카르멜 수도회 페이스북에도 공개됐다.

그녀의 사연을 영어로 번역해 실은 알레테이아는 "그녀를 알고 가까이에서 그녀의 고통을 지켜봐 온 이들은, 기쁘고 평화로웠던 그녀의 삶의 간증이 평화로운 얼굴로 나타났다고 한다"고 말했다.

세실리아 수녀는 아르헨티나의 수도원에서 평생을 명상 기도에 힘쏟았으며, 수도원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맡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당시 그녀의 환한 미소를 기억했다. 간호사 공부를 하며 26살에 박사학위까지 받은 그녀는, 수녀가 되기로 결심한 후 2003년까지 수녀로 살았다.

그러던 지난 1월 설암에 걸렸고, 암세포는 폐까지 전이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상에서의 그녀는 매우 기쁘고 평안한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그녀에게 애정을 보여 주었고, 그녀의 이모와 조카는 병원 뜰에서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풍선을 띄워, 병실에서 이를 지켜보던 그녀를 기쁘게 했다.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그녀는 병원 채플에서 드리는 미사에 꼭 참석했다. 그녀를 만난 이들은 "평생을 섬겨 온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날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그녀의 얼굴에 기쁨과 평안이 가득했다"고 증거했다.

지난 5월, 병으로 말을 할 수 없었던 그녀는 종이 위에 스페인어로 "난 매우 만족스럽다. 고통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와 나를 위해 기도하는 많은 이들로 인해 놀랍다"고 적었다.

마리아 세실리아 수녀가 남긴 글(왼쪽)과, 죽기 몇 시간 전 그녀의 모습(오른쪽). ⓒ페이스북
 마리아 세실리아 수녀가 남긴 글(왼쪽)과, 죽기 몇 시간 전 그녀의 모습(오른쪽). ⓒ페이스북

죽기 몇 시간 전에도 그녀는 성찬을 받았다. 그녀는 "내 장례식이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 먼저 집중 기도에 이어 모두가 축복해 주었으면 좋겠다. 기도와 서로를 위한 축복을 잊지 말아 달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그녀는 지난 5월 22일 소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