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목사회(회장 박세용 목사)는 지난 6일 시애틀 이민 목회의 방향을 제시하기 시애틀 지역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이민목회탐방"을 실시하고 벨뷰 중앙장로교회 박인규 목사를 찾았다.

27년째 목회를 시작해 박인규 목사는 1975년에 도미해 미국에서 목회자로 소명을 받아 현재까지 벨뷰 중앙장로교회에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박 목사는 지난 목회를 회고하면서 "겸손과 은혜"를 반복해 강조했으며, 사람의 힘이나 능력이 아닌 예수님만 드러나는 목회를 하고자 했다고 소회했다.

시애틀 이민 목회 탐방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지역 선배 목회자들로 부 터 이민목회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듣는 시간이자, 목회자 친선 교류의 장이 됐다"고 호평하면서 "목회의 어려움과 아픔을 나누고 앞으로의 목회와 사역 방향에 큰 도움을 얻는 시간"기 됐다고 전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 목회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목회는 하나님의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기쁨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쁨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내 것을 계속 가지고 목회를 하면 힘들다.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목회다. 내 욕심과 내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양 떼를 이끄는 것이 목회이다.

목회는 하나님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성도들은 이 손가락을 통해 하나님을 보게 된다. 그런데 목사가 목회라는 손가락으로 하나님 아닌 다른 것을 가리키면 안 된다.

목사는 항상 말씀으로 성도들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해야 한다. 성도들이 나를 보게 하면 안 된다. 목사는 단지 하나님의 종일 뿐이다. 목회 역시 하나님을 섬기고 성도를 보살피는 일이다. 양들을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는 역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것을 잃어버리면 목회자가 아무리 설교를 잘하고 교회가 부흥된다고 해도 일순간에 교만에 빠지고 게을러지며, 문제가 일어나게 된다. 사도 바울과 같이 하나님이 명하신 일에 죽기까지 순종하는 것, 그것이 목회이다.

- 어떤 목표를 가지고 목회에 임해왔나?

교회 부흥을 위해서 교인들이 늘어나는 것을 목표로 사역한 적은 없다. 목회를 하는 동안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을 먼저 늘 돌아보고 교인들의 변화를 위해서 기도해왔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내의 힘이 아니라 오직 성령의 능력이라고 생각해왔다.

사람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성령 하나님께서 하는 것이다. 인간적으로서 사람을 감동시킬 수는 있지만 성령이 회개케 하지 않으면 사람은 변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 목회하면서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힘들다고 하는 것은 내가 목표를 세우고 이루지 못했을 때 오는 감정인데, "하나님의 사역을 한다"는 마음으로 나를 향한 하나님의 확실한 하나님의 뜻을 붙들고 흔들림이 없이 사역할 수 있었다.

오로지 목회는 기도하는 일과 전도하는 일, 말씀 전하는 일, 이것이 목회자의 임무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해왔다.

- 목회 중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

목회에서 겪는 어려움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성도들이 어려운 일을 만났거나 교회를 떠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민교회에서 성도들의 잦은 교회 이동은 목회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 또한 목회 가운데 이런 아픔을 겪었었다.

어떤 걱정이 있어도 잠을 못 자본 적이 없었는데, 목회 초반 교회의 직분자가 교회를 이동한다고 하니 3일 동안 정신 나간 사람처럼 지냈던 적도 있다. 교인들의 이동에서 목회자가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주님의 양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떠나간 사람보다 남아있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설교할 때도 마찬가지다. 설교에 집중하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설교하면 많은 경우 목회자가 준비한 설교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 그러나 설교자에게 집중하는 성도들을 대상으로 설교하면, 설교 종반부에는 모두가 설교에 집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목회 가운데 많은 경우를 만나게 되지만, 사역의 분명한 초점을 가지고 하나님을 예배하고 영혼을 구원하며 말씀 전파에 집중한다면 대게 크고 작은 어려움은 한 순간 지나가는 일화에 불과하게 된다.

박인규 목사는 기도가운데 서로 사랑하며 한 마음을 품으라고 권면했다.ⓒBrian Kim 기자
벨뷰 중앙장로교회 박인규 목사ⓒ기독일보 DB

-목회 멘토로 삼았던 목회자는 누구인가?

요즘은 존경 받을 만한 목사님들이 많다. 그런데 특별히 사람을 멘토로 삼고 그의 조언을 따르진 않았다. 오히려 그 목사님이 전하는 메시지를 마음에 깊이 새겼다.  사람은 사랑할 대상이지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사람을 믿으면 실망한다. 대신에 그분이 전하는 메시지를 기억했다.

한 사람을 꼽자면 박영선 목사님의 메시지를 자주 읽었는데, 본문을 모두 외우고, 단어 하나 하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신을 가지고 자신 있게 풀이하는 설교가 좋았다.

목회자의 목회 방식은 모두 다를 수 있지만 복음은 하나이다. 목회자들 개개인의 성격이 다르듯이 모두가 같은 방식의 목회를 할 수 없다. 복음을 중심 삼으면 자신만의 목회 방식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목회 27년 동안 가장 기뻤던 일은 무엇인가?

목회를 하는 매 순간이 기뻤는데, 돌아보면 부족한 사람을 목회자로 세워주신 하님의 은혜가 가장 감사하고 기쁜 것 같다. 27년 동안 매 순간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말씀의 진리를 확인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형식적인 말 같아 보이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해주신 은혜에 감사하고, 하나님의 종인 목사로 세우셔서 교회에서 살아가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후배 목회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목회 방법이 있다면?

목표를 분명하게 정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목회에 앞서 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해 달려가서 오늘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셔도 망설임 없이 하나님께 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목표를 정하되 세상 것으로 목표를 정하면 안 된다. 돈이나 명예는 이미 목사가 되기 이전에 포기한 것이 아닌가? 오직 하나님께서 주시는 상급과 영광의 면류관을 향해 십자가의 삶을 살아가는 목회자들이 되기 바란다.

그리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의 내 모습이 내 본연의 모습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분명한 푯대를 정했으면 혼자 있는 순간에도 하나님의 사람으로 인정 받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

- 목회자들이 교회 성숙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예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가 훌륭한 교회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성도수로 교회의 크기나 규모, 교회의 질을 따지는 것은 잘 못 됐다고 생각한다. 한 명의 영혼이 천하보다 귀한 것이다.

목회자가 할 일은 교회를 어떻게 하면 크게 만들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성도들이 하나님을 보게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목사가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목회자가 자기의 직분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인정해주시는 것이다.

가족 수가 많은 집이 반드시 행복한 집안이 아니지 않는가? 교회 규모가 작다고 움츠러들 필요도 없고, 교회 규모가 크다고 거드름을 피울 이유도 없다. 그저 하나님 앞에 순종하고 낮아져 사랑하고 섬기는 것이 목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