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뉴욕 맨해튼 리디머장로교회(Redeemer Presbyterian Church) 담임이며 ‘21세기의 C. S. 루이스’라고 불리는 팀 켈러(Tim Keller) 목사가, 동성애가 죄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팀 켈러 목사는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생기 넘치는 회중’이라고 불리는 교인들을 이끌고 있는 목회자로, 성경의 절대적인 권위에 철저히 의지한다. 방황하는 젊은 화이트칼라들이 그의 목소리에 열광하고, 대도시의 전문직 종사자들, 미국 문화계와 그 아이디어를 주도하는 청년들이 그를 삶의 멘토로 삼고 있다. 그를 철학자 댈러스 윌러드가 “이 시대에 가장 주목할 목회자”로 꼽았고,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로 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
켈러 목사는 최근 교회 웹사이트에 매튜 바인스(Matthew Vines)의 책 ‘하나님, 그리고 게이 크리스천(God and the Gay Christian)’과 켄 윌슨(Ken Wilson)의 책 ‘나의 회중들에게 보내는 편지(A Letter to My Congregation)’에 대한 리뷰를 게재했다. 두 책은 모두 동성애를 지지하고 있다.
켈러 목사는 “동성애 문제에 대한 기독교적 입장은 오늘날의 가장 중요한 논쟁 중 하나”라면서 “이에 대한 입장을 계속해서 묻는 사람들에게 답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고 밝혔다.
1) 동성애자들을 만난 후 입장 바꾼 사람들의 경우
켈러 목사는 “바인스와 윌슨은 책에서 ‘성경이 동성애를 정죄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가, 동성애자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아가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사람들’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동성애자가 아닌 기독교인들은 동성에게 끌리는 사람들의 마음과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랑스럽고 똑똑하기까지 한 동성애자들과 만난 후 (동성애가 죄라는) 오랜 믿음을 폐기한 사람들은, 이전에 심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들은 신학적·윤리적 입장이나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에 기초해서 그러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켈러 목사는 사람들이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사람들이 동성애에 대해 심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성경이 동성애를 결코 금한 적이 없다고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성경 본문을 살펴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 동성애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니…
켈러 목사는 “바인스와 윌슨은 ‘역사를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성경의 저자들이 금지하고 있는 것은 동성 간의 성관계(합의와 사랑에 의한 성관계)가 아니라 남색(어른과 아이 간의 동성 성관계), 매춘, 강간 등 성적 착취’라고 주장한다”면서 “바인스와 윌슨은 ‘바울과 다른 성경의 저자들은 선천적 동성애 성향에 대한 개념이 없었으며, 착취적인 동성 간의 성관계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고, 따라서 그들에게는 상호 사랑에 의해 이뤄지는 동성 간의 성관계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세의 동성애자 기독교인인 바인스는 앞서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동성애가 죄라고 하는 기독교인들은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동성 간의 사랑에 의한 동성 성관계는 성경에 언급되어 있지 않은데도, 기독교인들이 이를 정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켈러 목사는 “이러한 주장들은 1980년대부터 존 보스웰(John Boswell)과 로빈 스크록스(Robin Scroggs)가 해왔던 것인데, 바인스와 윌슨과 같은 사람들이 이를 재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들은 1980년대 이후로 보수적 연구가들과 진보적 연구가들의 연구를 모두 포함해 가장 우세한 의견은 이러한 주장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사례를 제시했다. 먼저 켈러 목사는 “플라톤의 ‘향연’에서 아리스토파네스는 인간을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로 나누는 제우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이성애자는 이성을, 동성애자는 동성을 찾는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것은 고대에도 선천적으로 이성보다 동성에 끌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동성애를 금했다는 것.
켈러 목사는 또 로마서 1장에서 사도 바울은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인 쓰기를 버리고 음욕이 불 일 듯하매 남자가 남자로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여 저희의 그릇됨에 상당한 보응을 그 자신에 받았느니라”(롬 1:27)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분명히 강간이나 매춘, 남색이 아니라 상호 합의에 의한 동성 간 성관계를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3) 동성애 정죄하는 성경, 노예제도나 인종차별은 옹호?
또 “많은 교회에서 성경에 근거해 동성애를 죄라고 하고 있는데, 이전에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을 성경에 근거해 옹호하다가 지금은 입장을 바꾼 것처럼 동성애에 대한 입장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켈러 목사는 변증했다.
켈러 목사는 “역사가들은 19세기 ‘성경이 흑인노예제도를 용인하고 있다’고 주장한 일부 사람들이 당시 큰 논란을 일으켰고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캐나다와 영국의 대부분의 개신교인들, 그리고 미국 북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예제도가 성경에 완전히 위배되는 것’이라고 철저히 반대하고 정죄했으며, 가톨릭도 아프리카 노예 무역에 대해 반대했다(성경에 노예와 노예제도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를 지지하고 옹호하고 있는 구절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성경은 창세기 1장부터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가르치고 있으며, 예수께서는 인간의 목숨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셨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셨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성경이 백인우월주의를 지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켈러 목사는 “노예제도와 동성애를 같은 선상에 놓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최근까지 모든 교회와 신학자들이 ‘성경은 동성애를 정죄하고 있다’고 받아들였던 것과 달리, ‘성경이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을 지지하고 있다’는 주장은 단 한 번도 교회에서 지지와 동의를 얻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 년 내에 성경 본문에 따라 성에 대한 전통적 관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이것은 동성애를 정죄하는 성경 본문에 대한 해석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무력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윌슨은 동성애를 이혼이나 재혼, 기독교인의 전쟁 참여, 시험관 아기, 교회와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 세례, 은사 등과 같은 이슈와 동일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켈러 목사는 이에 대해 “동성애는 이 범주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면서 "다른 주제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해서 찬반이 엇갈렸지만, 동성애는 모든 세기, 모든 문화, 모든 기독교 종파(개신교, 가톨릭, 정교회)에서 아주 아주 최근까지도 만장일치였던 문제로,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4) 성경이 금지하고 있는데도 하는 것이 있지 않나?
바인스와 윌슨이 “성경의 권위를 절대적으로 인정하고 성경이 절대적인 진리라는 사실을 믿지만, 성경은 모든 동성 성관계가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면서 “(기독교인들이) 구약의 율법을 모두 지키느냐”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켈러 목사는 자신의 입장을 내놨다.
켈러 목사는 “바인스는 ‘모세의 제사법 중 제사의식과 정결의식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돼 더 이상 여기에 구속되지 않지만, 구약성경의 도덕법은 여전히 강제력을 가지고 있다’는 신약성경의 이해는 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켈러 목사는 히브리서 10장 16절에서 “내 법을 너희 마음에 두고”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구약의 의식들이 더 이상 우리를 구속하지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의 도덕법의 구속 속에 있으며, 이는 모든 교회가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동성애 금지는 (구약에서 언급되고 끝난 것이 아니라) 신약의 로마서 1장, 고린도전서 6장, 디모데전서 1장에도 다시 언급되고 있지만, 신약성경은 물론 예수 자신도 정결법과 정결의식은 더이상 구속력이 없다고 말씀하셨다(막 7장)”고 말했다.
5) 대세를 막지 말라?
켈러 목사는 “바인스의 책보다 윌슨의 책에서 더 노골적으로 ‘역사가 개인이 더 많은 자유와 평등을 누리도록 변화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윌슨은 동성 간 성관계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이러한 역사의 발전을 막으려는 헛된 시도이며, 노예제도에 잘못 대처했던 기독교인들이 오늘날에는 동성애에 대해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기독교 신앙은 때로 세상의 문화에 대해 공격적이며, 우리는 성경의 권위를 믿는다”고 말했다.
켈러 목사는 또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최근의 조사가 있다”면서 “이 세상이 세속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이러한 트렌드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6) 성경이 동성애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나?
켈러 목사는 “가장 슬픈 것은 바인스와 윌슨이 동성 간 성관계를 금지하는 성경의 부정적인 측면에만 온갖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성경이 성에 대해 두고 있는, 높고도 영광스러운 비전은 보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두 저자는 ‘성경은 결혼에 있어서 상호 사랑의 관계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바르게 말했다”면서 “하지만 성경은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있다”고 했다. 켈러 목사는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하늘과 땅, 바다와 육지 등 서로 다른, 그러나 보완적인 피조물들을 한 쌍씩 만드셔서 동역하게 하셨다”면서 “다양하면서도 다른 피조물들이 서로 연합해 역동적이고 온전한 하나됨을 이루게 하셨다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의 찬란함이며, 이들의 상호관계를 통해 더 많은 생명과 아름다움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남성과 여성이 창조되고 결합하는 것은 그 절정”이라면서 “남성과 여성은 독특하며, 서로를 바라보며 상대방이 할 수 없는 것을 행하며, 서로 바꿀 수 없는 영광을 뽐낸다”고 했다. 그는 “성은 결혼이라는 영원한 계약을 통해 이들의 능력과 영광이 하나되도록 하나님이 창조하신 통로이며, 남성과 여성은 결혼을 통해 결합하고 서로를 통해 배우고 동역하며 새로운 존재로 빚어진다”고 성과 결혼의 신비를 설명했다.
켈러 목사는 마지막으로 “동성애는 성의 놀랍도록 풍부한 다양성을 영광스럽게 하지 못하고, 배우자는 물론 자녀들에게도 이를 맛보게 하지 못한다”고 했다.
한편 바인스는 켈러 목사의 리뷰에 대해 “그는 나의 주장을 잘못 이해했고 잘못 표현했다”고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켈러 목사가 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침례신학대학의 윤리학 교수인 에반 레노우 박사(Dr. Evan Lenow)는 “바인스의 주장은 새로울 것이 없으며, 기독교 공동체에서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