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슐러 목사
(Photo : ) 로버트 슐러 목사

수정교회 창립자이자 유명한 TV 설교가인 로버트 H. 슐러(Roberts H. Schuller) 목사가 2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88세.

AP통신은 슐러 목사의 딸인 캐롤 슐러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인용해, 그가 이날 오전 아티지아의 요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교회 관계자들이 그의 건강을 위해 기도를 요청한 지 한 시간 만이었다.

슐러 목사의 아내 아벨라 슐러는 지난 2014년 2월 LA의 요양원에서 소천했다. 그 이후부터 식도암으로 투병을 해온 그는, 별다른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능치료는 받지 않았다.

지난 2013년부터 셰퍼드그로브(전 수정교회) 성도들을 이끌고 있는 바비 슐러(고인의 손자) 역시 트위터를 통해 "슐러 목사님이 오늘 오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셨다"고 올렸다.

바비 슐러 목사는 또 공식 성명을 통해 "나는 항상 나의 할아버지와 특별한 관계성을 맺어왔다. 그는 모든 손자들에게 따뜻했으며,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고 느끼게 했다. 할아버지는 나를 '로버트 슐러 3세'라고 부르며 예뻐했다. 내가 자신의 이름을 잇는다는 것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또한 내게도 매우 특별했다"고 회고했다.

바비 슐러 목사는 "아버지가 사역을 이끌던 2006년, 청년 전도를 위해 나도 동참하게 되었다. 당시 할아버지가 나의 멘토가 되었다. 매주 '희망의 탑'(Tower of Hope) 12층에 갔다. 우리는 그곳에서 수정교회 꼭대기와, 에인절 스타디움, 디즈니랜드를 보았다. 그곳에서 전 세계를 볼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내게 몇 시간을 내줬다. 우리는 논쟁을 하고 (종종 할아버지와 의견이 다를 때가 있었다), 꿈을 꾸고, 신학의 실제적 이슈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역이 자리를 잡은 이후, 수정교회(현 셰퍼드 그로브) 교인들은 내가 다음 분기에도 사역을 이끌어야 할지를 놓고 익명 투표를 했다. 난 사람들을 가르치고 할아버지의 유산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영광을 갖고 있었다. 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들이다. 나의 할아버지와 부모님이 정확히 60년 전에 시작하신 사역을 통해, 이 메시지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능력의 시간' 팀들은 우리의 메시지를 노인이나 젊은이 상관 없이 이를 듣고자 하고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슐러 목사가 남긴 유산을 살려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정교회 내부
(Photo : http://www.christianpost.com) 수정교회 내부

슐러 목사는 1955년, 오르간 연주자인 부인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남동부에 있는 자동차극장 매점 지붕에서 전도를 시작했다. 당시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급증한 자동차 문화와 2차 세계대전 이후 활성화된 교외 거주 문화를 활용해, "자동차를 타고 오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1961년엔 벽돌로 된 자동차극장(drive-in)형 교회를 짓고, 1970년엔 TV 설교 방송인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을 시작했다. 유리와 강철로 된, 높이 솟은 수정교회 건물은 1980년에 지은 것이다. 이 건물 내부에는 2, 800명이 앉을 수 있으며, 설교는 매주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1990년대엔 약 180개 나라에서 2천만 명이 이 설교를 시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준 이후 부자 간 및 남매 간 불화와 시청자 수 및 교세·기부금의 급격한 감소 등으로, 재정난을 겪다가 2010년 파산 신청을 했다. 교회 건물은 이듬해 가톨릭 오렌지카운티 교구에 팔렸고, '그리스도성당'으로 개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