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교회 창립자인 로버트 H. 슐러 목사가 위독한 상황이라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4일(현지시각) 가족과 사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올해 88세인 슐러 목사는 지난 2013년부터 식도암으로 투병 중이다.
수정교회의 새로운 이름인 ‘셰퍼드 그로브’의 공식 페이스북에는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과 셰퍼드 그로브(Sherpherd's Grove)는 우리의 창립자인 로버트 H. 슐러 박사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된 점을 매우 슬프게 생각한다. 이 힘든 시기에 우리와 함께 슐러 박사와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우리의 가장 귀한 구주께서 그분들에게 평강과 위로를 주시길 기도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슐러 목사의 며느리인 도나 슐러(Donna Schuller)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슐러 목사의 건강이 지난 1월 소화관 예비 검사를 받은 이후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슐러 목사가 이번 주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뷰 도중 울먹이기도 한 그녀는 “슐러 목사님은 고통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매우 훌륭한 삶을 사셨고, 은혜롭게 돌아가실 것”이라면서 “만약 고난주간에 돌아가신다고 해도 의미가 있는 우연의 일치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슐러 목사의 부인인 아벨라 슐러는 지난 2월 소천했다.
수정교회는 전성기 당시 ‘부활의 영광’, ‘크리스마스의 영광’이라고 불린 화려한 야외극을 선보였다. 정교한 야외극은 200회 이상의 공연과 살아있는 동물들, 하늘을 나는 천사, 화려한 의상 등이 특징이었다.
로버트 슐러 목사는 TV 프로그램인 ‘능력의 시간’과 수정교회 설립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 남부의 랜드마크였던 수정교회는 건축가 필립 존슨이 디자인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유리 건물 및 파이프오르간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러나 부실 경영 및 재정 문제로 인해 지난 2010년 파산을 선언한 후, 로마가톨릭의 오렌지카운티교구에 건물을 넘기게 됐다. 오렌지카운티 교구는 이 건물을 ‘그리스도성당’으로 개명해 사용 중이다.
셰퍼드 그로브(구 수정교회)는 로버트 슐러 목사의 손자인 바비 슐러(Bobby Schuller) 목사가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