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토 겐지 씨가 생전 활동하던 모습. ⓒ인디펜던트 프레스 

 

IS에 의해 참수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 기독 언론인 고토 겐지 씨의 신앙과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는 시리아로 출국을 하루 앞둔 지난해 5월 27일, 일본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취재하다가 목숨을 잃어버리거나, 누구에게도 간호를 받지 못하고 죽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천국에서 아버지 되신 주 예수님이 맞아주시면 외롭지 않겠다'는 다소 소극적인 생각으로 세례를 받기로 결심했었다"면서 "우리가 매일 살아 있음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간증했다.

세례를 받은 이후 고토 씨는 수많은 기적을 체험했다고 한다. 아직 취재에 미숙했던 그가 당시 매우 혼란스럽던 체첸공화국으로 홀로 향했다. 체첸행 비행기 옆에는 스페인에서 온 기자들이 있었다. 고토 씨는 어디에 묵을 것인지, 통역은 어떻게 할 것인지 아무 것도 정하지 못한 상황이었으나, 그들은 처음 만난 젊은 일본인 언론인을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 주었다.

당시 고토 씨는 "그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체첸에서 취재를 하기는커녕 살아 돌아오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신다는 것을 그 때도 느꼈다"고 했다.

고토 씨는 "시리아 및 분쟁 지역에서 취재 중 중요한 선택에 직면할 때가 있다. '어느 길로 가면 안전하게 목표를 수행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럴 때면 항상 '여호와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마 4:7)'는 말씀이 뇌리를 스친다. 선택을 해야 할 때 '나는 하나님을 시험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면서 기도하고, '하나님 아버지는 결코 나를 버리지 않으신다'는 말씀을 믿고 결단한다"고 했다.

고토 씨가 취재를 갈 때마다 놓지 않고 들고 다니는 성경이 있다. 그는 수십 년 전 A교회 목사에게 받은 이 성경을 늘 소중하게 보고 있었다. 이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나를 도와주신다(시 54:6)'는 말씀이 적혀 있다. 겐지 씨는 "이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일을 하고 있다. 비참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많은 현장이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어떤 방법으로든 반드시 나를 도와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전 중인 지역에) 관심을 계속 가져줬으면 좋겠다. 시리아에서 일어나는 일은 '먼 나라에서 일어난 것'이거나 '우리 일본인(혹은 한국인)과는 관계 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시리아 사람들이 제가 카메라를 돌렸을 때 이야기를 해 주었을까? 그것은 그들이 이 영상을 통해서 일본(혹은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싶은 것이 많이 있기 때문"이라며 수많은 강연을 통해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 크리스천투데이는 "지금 고토 씨의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 슬픔에 빠진 가족 가운데,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셔서 위로와 평안을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국제 언론인으로 활약해 온 고토 겐지 씨는 영상제작회사를 거쳐 1996년 통신사 '인디펜던트 프레스'를 설립했다. 이후 세계 각국의 분쟁 지역, 빈곤과 에이즈 문제 등을 위주로 취재해 왔다. 그가 전한 현장 소식은 NHK, 아사히 신문, TBS 등의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