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홈 앞에 선 강승구 목사


매년 3천명 이상의 한인 선교사가 안식년을 맞는다고 한다. 선교사들에게 안식년이란 휴식의 기간이기도 하지만 더 나은 사역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다. 선교 현장에서 지친 몸과 영혼을 회복하는 한편 재교육을 받는데 선교사들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안식년 갖기를 주저하는 선교사들도 있다. 경제적인 문제와 더불어 가장 큰 문제는 마땅히 지낼 곳이 없다는 것이다. 쉼을 찾는 선교사에게'쉼'을 제공할 장소가 없는 것이다.

많은 선교사들이 어려움을 겪지만 적어도 워싱턴을 찾는 선교사만큼은 이 걱정을 덜어도 될 듯 하다. 워싱턴 한미선교회(대표 강승구 목사)가 운영하고 있는 미션홈이 있기 때문이다.

린우드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미션홈은 3층 구조에 방이 7개이다. 이 중 한 방은 미션홈을 운영하고 있는 강승구 목사 내외가 사용하고 있어 선교사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은 총 6곳이다. 거실과 식당은 전체가 공동으로 사용하며 지하에는 함께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예배실이 마련돼 있다. 각 방 문에는 선교사들의 이름과 거주 기간이 적혀있다.

현재까지는 알음알음으로 소개받아 방문한 선교사 또는 주변 교회들에서 파송된 선교사 중 본교회를 다시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전세계 어느 곳을 선교하든 워싱턴 주를 방문한 선교사면 누구나 묵을 수 있다. 숙박비는 공짜다.

두 달 전 사역을 시작한 강승구 목사는 찬양사역자였다. 아내 최귀라 사모와 함께 지난 14년간 미 대륙을 차로 15회 횡단하며 한인교회에서 집회를 가졌다. 30여년 전 예수전도단 오대원 목사에게 전도되어 예수전도단을 섬기며 찬양 사역을 했다. 예수전도단에서 최 사모를 만나 결혼한 그는 전도사로 20년을 사역했다. 한국 전역의 교도소, 나환자, 학교를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한 그는 지난 94년 음악 목사 안수를 받고 도미했다.

3년 전 미국 대륙을 횡단하던 그에게 갑작스레 몸에 마비가 왔다. 그동안 무리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대륙 횡단을 멈추고 척추 수술을 받고 정착한 곳이 워싱턴이다.

"늘 꿈꾸던 마지막 사역이 선교사를 돕는 일입니다. 복음을 전파하는 아름다운 발길을 섬기는 데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복음을 전할 때는 그 누구보다도 뜨겁지만 막상 쉼을 가져야 할 때, 안식할 곳을 찾지 못하는 선교사들은 마치 나그네와 같다. 교회 내에 손님을 위한 공간을 갖춘 교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지인의 집에서 지내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고, 모텔에서 지내자니 숙박비가 만만치 않다.

다니는 선교사로 한국 각지를, 미 전역 도시를 다녔던 그는 누구보다도 타지생활을 하는 선교사들의 이런 고충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요양하는 동안 미션홈 운영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마침내 그 구상을 현실로 옮겼다.

워싱턴 한미선교회는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비영리기관으로 정부 등록을 마친 상태다. 또한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이 한 눈에 보이게 꼼꼼히 재정장부를 정리하고 있다. 선교회는 최귀라 사모의 찬양음반 판매 수익금으로 모든 재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에서부터 지금까지 판매된 그녀의 찬양음반은 1천만부가 넘는다고 한다.

"한국에서부터 최 사모의 찬양음반을 통해 얻어진 수익금으로 방방곡곡을 다니며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이 외에 들어오는 헌금은 장학생을 후원하고 다른 사역자들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인 2세 목회자들을 친자식같이 생각한다. 그래서 후원금을 모아 15년간 수많은 사역자들의 신학대 등록금 및 차량을 지원해왔다.

아직 수술 후 회복 기간을 보내고 있는 그의 꿈은 '중국'에 있다. 지금도 중국 선교를 꿈꾸고 있는 그는 그 땅을 밟을 날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선교사를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도사 시절부터 중국을 마음에 품었어요. 중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선교사들의 영육간 건강을 위해 헌신할 계획입니다."

후원 및 숙식 문의: 워싱턴 한미선교회 206-418-6595 / 425-737-7410 또는 paulkang194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