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중 에볼라에 감염된 간호사가, 켄트 브랜틀리(Kent Brantly) 박사에게서 혈장을 수혈받았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14일 보도했다.
켄트 브랜틀리 박사는 라이베리아에서 의료선교를 하던 중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나, 치료를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니나 팜(Nina Pham) 간호사는 텍사스건강장로병원(Texas Health Presbyterian Hospital)에서 에볼라 환자인 토마스 에릭 던컨(Thomas Eric Duncan)을 치료하던 중 전염됐다.
던컨의 진료를 맡은 이들은 피를 뽑고, 목구멍에 튜브를 꽃고, 변을 닦아냈다. 심지어 그가 의식을 잃고 난 이후에도 소변을 검사하고, 입술의 침을 제거하는 일을 했다. 26세의 팜 간호사는 그가 집중 치료에 들어간 날부터 사망하기 전날까지 그의 방에 자주 있었다. 결국 던컨은 지난 8일 숨졌다.
팜 간호사와 병원 동료들이 던칸을 진료할 당시, 이들은 가운·장갑·마스크 때로는 전신보호 복장을 착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팜 간호사는 미국 내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첫 희생자가 됐다.
자신의 체온을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하던 팜 간호사는, 지난주 금요일 체온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병원을 찾았다. 그녀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자, 보건당국은 던컨을 돌보던 다른 병원 직원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 상태다.
13일 밤, 팜의 가족들이 출석하는 포트워스 소재 파티마교회에서는 그녀를 위한 특별 예배가 열렸다. 그녀의 어머니는 교회 담임인 짐 코이(Jim Khoi) 목사에게 "팜이 혈장 수혈을 받았고, 이를 통해서 살아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이 목사는 "그녀는 아주 선하고 친절한 분에게 수혈을 받았다. 난 그의 이름을 잘 알지 못하지만, 매우 헌신적으로 좋은 분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미국 비영리의료선교단체이자 국제구호단체인 사마리아인의지갑(Samaritan's Purse) 소속 제레미 블럼(Jeremy Blume) 대변인은 그녀가 기증받은 혈장은 켄트 브렌틀리 박사의 것이라고 밝혔다.
브렌틀리 박사는 에볼라 감염 환자로서는 처음으로 치료를 위해 라이베리아에서 미국으로 송환됐으며, 임상 실험 중이던 약물을 투여받고 바이러스를 이겨냈다. 그는 팜 간호사를 비롯해 3명에게 자신의 혈장을 기부했다.
브랜틀리 박사는 최근 던컨에게도 자신의 피를 제공했으나, 불행히도 혈액형이 맞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팜 간호사의 어머니에 따르면, 현재 그녀는 안정적인 상태로 잘 있으며, 스카이프를 통해 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 역시, 그녀가 격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안정적인 상태라고 알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톰 프리덴(Tom Frieden) 박사는 "더 많은 감염자들이 나와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질병이 진행되어가면서, 에볼라 환자들의 전염성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리덴 박사는 절차상의 오류로 인해 간호사가 감염됐다고 말했으나, 관계자들은 정확히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던컨을 진료했던 병원 모든 직원들을 상대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뿐 아니라, 어떻게 에볼라 환자들을 안전하게 치료할 것인지에 대한 훈련과 홍보를 2배로 늘릴 게획이다.
프리덴 박사는 현재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병원 직원들의 수에 대해서는 정확한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