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로마가톨릭교회가 성범죄를 저지른 성직자에게 지나친 관대함을 베풀고, 범죄 혐의를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왔다.
지난 26일 호주 멜버른의 데니스 하트(Denis Hart) 대주교는 아동 성범죄와 관련된 특별검사위원회(royal commission)를 앞두고 이 같이 밝혔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하트 대주교는 "사람들이 때로는 성직자들에게 더 큰 동정심을 갖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가 실제로 저지른 범죄를 충분히 규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생각하고 아는 것 뿐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행동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고 위원회에 전했다.
하트 대주교는 지난 2001년부터 대주교로 섬겨왔으며, 아동성애자 사제들에게서 피해를 입은 희생자들에게 이름만 바꾼, 같은 형태의 문서를 통해 수 차례 사과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그가 서명했던 개별적인 문서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다 알지 못했다면서도, "최소한 매우 비슷했고, 일부는 동일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사과문은 교단 내의 성범죄 혐의를 다루기 위해 지난 1996년에 작성된 '멜버른 회신'(Melbourne Response)의 일부였다. 최근 10년간 호주 가톨릭교회는 다른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사제들의 성범죄와 관련된 다양한 소송에 직면해 있다.
하트 대주교는 "우리가 해 온 일들은 그동안 문제의 심각성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너무나 많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난 이러한 경향을 완전히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사제 후보자들이 정신적으로 또는 심리적으로 합당한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이 학생으로서 교구에 가게 될 경우에는 언제나 이를 검토하는 그룹이 있으며, 이 가운데는 그들이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살피는 여성들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교황 프란치스코는 사제들에게서 성적으로 학대를 받은 피해자들을 만나 처음으로 용서를 구했으며, 성직자의 성범죄가 '사탄 숭배'와 같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