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침체
마틴 로이드 존스 | 복있는 사람 | 426쪽
신앙생활이 늘 활기차고 기쁘기만 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스도를 영접한 후에도 고난은 여전히 존재하고, 우리를 괴롭히는 사람과 자신의 모난 성격도 남아있으며, 삶의 환경과 조건이 급작스럽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무엇보다, 우리를 넘어뜨리려 우는 사자처럼 삼킬 자를 찾는 '마귀'가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렇듯 마귀의 '작은' 시험에 걸려들면, 그간 '은혜'의 힘에 눌려 있던 갖가지 '시한폭탄'들이 연쇄적으로 반응하여 총체적 난국에 빠지게 되고, 심할 경우 신앙의 근본에 회의를 느끼는 경우도 생긴다는 점이 문제다.
50여년 전 쓰인 <영적 침체>는 다양한 이유로 '영적 침체'에 빠진 성도들의 회복을 위해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가 내리는 '처방전'이다. 촉망받던 의사 출신의 로이드 존스 목사는 총 21차례의 설교를 통해, 단순한 땜질식 '일회성 치료'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마치 TV 드라마에 나오는 외과 의사들처럼 영적 침체의 근본 원인들에 '메스(mes)'를 들이댄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먼저 그리스도인이 침체의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고, 더 심각하고 중요한 이유는 '침체한 그리스도인'은 기독교 신앙을 제대로 대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적 침체의 궁극적인 원인은 결국 우리 영혼의 원수인 마귀의 존재이고, 이는 '불신앙'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불신앙 없이 마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나님 말씀이 아닌 마귀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때문에 그에게 굴복하고 그의 공격에 넘어지는 것입니다."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에서 로이드 존스 목사는 21차례의 설교를 통해, 심리학이나 의학 등 여타 과학이 아니라 철저하게 성경 말씀에서 문제의 원인과 해답을 찾고 있다. 로이드 존스 목사는 "성경이 '영적 침체'라는 주제를 얼마나 자주 다루는지 살펴보면 흥미롭다"며 "여기서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침체가 아주 흔한 현상이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구약 성경이 공히 이 상태를 묘사하거나 다루는 것을 보면, 침체는 애초부터 하나님의 백성을 괴롭혀 온 문제임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
그에 따르면 성경은 모든 영적인 상태에 대해 분명한 가르침을 주기 때문에, 항상 그 가르침을 먼저 살펴본 다음 성경에 등장하는 구체적인 사례와 실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두 가지 방법 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면 안 되는 이유는 "실례와 일화에만 관심을 갖는 이들이 있는데, 일화에 담긴 원리를 끌어내지 못하면 오히려 상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성경의 가르침을 먼저 파악하기보다 남의 체험에 기대 살거나 그 체험을 욕심내다 혼란에 빠지고 걷잡을 수 없이 어긋난 길로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성경은 가르침과 실례를 다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성경을 알면 이런 위험에 빠지지 않게끔 경고와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은혜로우신 하나님은 중대한 원리마다 각각의 실례를 보여주심으로 그 원리가 어떻게 현실에 적용되는지 알려 주십니다."
'치료법'도 목회자들의 보통 '처방전'과는 살짝 다르고, 전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상세하다. "'자아'가 우리에게 말을 걸게 하지 말고, 우리가 자아에게 말을 걸어야 합니다. 인생에서 대부분의 불행은 우리가 자아에게 말하는 대신, 오히려 자아의 말을 듣는 데 있음을 모르겠습니까? 자신을 다룰 줄 아는 것은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기술입니다. 자신을 장악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 구체적으로 정신(지성과 지각)과 마음(감정이나 신비주의)과 의지(결단)을 모두 사용해서 균형잡힌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 죄 때문에 괴롭더라도 그리스도와의 연합된 관계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 무작정 기도만 할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해 보라는 것, 과거의 문제로 침체에 빠지는 것은 순전한 시간 낭비요 힘의 낭비이며 과거에 매달릴수록 현재 실패할 뿐이라는 등 다각도로 침체에 빠진 성도들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 로이드 존스 목사의 대표작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