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예배다
돈 키슬러 편저 | 생명의말씀사 | 272쪽
"기도에 관한 책이 아직도 필요한가?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기도에 대한 책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기도에 대한 오해를 갖고 있다. 이 책은 기도의 방법론을 다루지 않는다."
<기도는 예배다(Let us pray)>는 존 파이퍼와 존 맥아더 목사, R. C. 스프로울과 조엘 비키 목사 등 대표적인 개혁주의자들이 '기도'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편저자인 돈 키슬러는 "여러 저자가 이 책을 함께 편찬한 이유는 하나님이 이끄시고, 나아가 그분이 초점이요 중심이 되는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 점을 여러 시각에서 일깨우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대부분의 기고자들이 '주기도'를 단연 기도의 모범으로 꼽고 있다.
R. C. 스프로울 목사는 '왜 기도해야 하는가?'에서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동시에, 그분이기도를 통해 허락하시는 은혜와 축복을 누리기 위해서"라며 "신앙생활의 다른 모든 요소와 마찬가지로 기도도 첫째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고 둘째는 우리의 유익을 위한 것이라는 순서가 올바로 유지돼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데 왜 기도해야 하나?' 하는 질문은, 기도가 단순히 간구나 청원의 수단일 뿐이라는 일차원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생각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기도는 다양한 차원을 지닌 활동으로, 하나님의 주권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그분을 숭앙해야 할 이유는 더욱 분명해진다. '하나님께 자신의 가장 깊은 생각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특권이라는 것. 예수님보다 하나님의 주권을 더 깊이 이해한 분은 없지만, 예수님만큼 열정을 다해 기도드린 분도 없다.
또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은 결코 변할 수 없지만, 그분의 일(thing)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에 따라 변할 수 있다. 하나님은 이차적 수단과 활동을 통해 주권을 행사하시는데, 신자들의 기도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이루시는 수단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스프로울 목사는 '기도가 일과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그렇다"고 대답하겠다고 강조한다.
책 제목과 같은 '기도는 예배다'에서 예수님의 기도(사실은 제자들의 기도)를 비롯해 예레미야와 다니엘, 요나 등의 기도문을 통해 찬양과 구원의 기쁨을 선포하는 기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경건한 기도는 소원을 나열한 목록과는 거리가 먼, 근본적으로 예배 행위에 해당한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모든 필요를 그분께 의지하며, 우리의 무가치함을 고백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표현 수단이다."
성경에 나오는 기도들을 살펴보면서, 그 특징을 '한결같이 모두 간결하고 단순하다'고 요약했다. 절박한 상황에서 마음에 우러나오는 대로 아무 가식 없이 드리는 기도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수님도 홀로 기도하실 때는 길게 기도하셨고, 대중 앞에서 기도하실 때는 명확하고 간결한 말로 힘 있게 기도하셨다.
존 파이퍼 목사는 '주기도'에 대한 짧은 글 '기도는 고백이다'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는 것이 우리가 삶 속에서 추구해야 할 가장 크고 중심적인 목표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주기도의 후반부 세 가지 간구가 필요하지만, 늘 하나님의 범우주적인 뜻과 그분의 나라, 무엇보다 그분의 거룩하신 이름의 장엄함을 고백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조엘 비키 교수는 '기도는 탄원이다'에서 주기도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부분을 일종의 탄원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비키 교수는 "주기도는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무슨 일을 행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이 친히 해 주시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며 "우리가 탄원의 기도를 드리는 순간,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드리셨던 기도와 그분이 지금 하늘에서 드리고 있는 중보기도와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성령님의 중보기도가 우리의 기도와 하나로 연합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난다"고 권면한다.
이외에도 앨라배마 크라이스트펠로십 침례교회의 스티븐 로슨, <예기치 못한 여행>의 로버트 갓프리, <남자의 소명(이상 지평서원)>의 리처드 필립스, 하이웰 존스, 마이클 헤이킨, 필 존슨, 브루스 비켈 등이 기도에 대한 유익한 조언들을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