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학교에 갈 일이 있으면 혹시 실수할까 겁부터 나고, 우체통에 쌓이는 각종 편지들에 주눅 들고, 걸려오는 전화는 받기 싫어지고, 은행이나 슈퍼마켓에 가도 입 한번 열기 어렵고, 미국에 살면 영어 잘하겠거니 싶어하는 친척들 시선도 부담이지만 영어 공부는 시작만 하고 그만 두기가 몇 번째 인지...'
갈보리장로교회(담임 최진묵 목사)에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9시 50분부터 정오(12시)까지 열리고 있는 '아줌마, 아저씨 영어교실'을 찾는 평범한 나와 이웃의 이야기 아닐까?
처음 미국에 올 때만 해도 젊고 패기가 넘쳐 1, 2년만 얼굴 붉히면 금방 늘 것 같던 영어가, 아이들 낳아 기르고, 하루 하루 바쁜 일상에 치여 살다 보니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커서 자기들끼리 영어로만 이야기 하고, 점점 복잡해 지는 편지나 대화는 힘들어 지는데 아이들이나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도 한 두 번이지...늘 그 자리를 맴도는 영어실력에 한 두 번쯤은 한탄해 봤을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처럼, 용기를 갖고 영어교실의 문을 두드린 30대부터 70대 아줌마, 아저씨들의 배움의 열정이 추운 날씨를 무색하게 할 정도다. 기자가 찾은 12월의 어느 날 아침, 갈보리교회 친교실에는 강사의 말을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반짝이는 눈빛으로 귀를 기울이는 아줌마,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었다.
미국 생활 30년 이상, 강의만 10년 이상 해온 베테랑 이금선 선생의 사투리가 살짝 섞인 맛깔 나는 강의가 강약을 조절하며 이어졌고, 문법과 실제를 겸비한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에 만학도들은 펜을 놓을 새가 없었다.
원활한 수업 분위기를 위해 정원을 제한했지만, 적지 않은 이들의 간절한 요청으로 정원을 늘려 4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갈보리교회의 '아줌마, 아저씨 무료 영어교실'은 많은 교회와 단체에서 봉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무료 영어교실과 달리, 평범한 한국 아줌마, 아저씨들이 미국에 살면서 겪는 실제적인 상황들을 예시로 들어 꼭 필요한 문법만 알기 쉽게 설명해 인기가 높다. 지금까지 4기를 모집했는데 늘 정원을 초과하는 경쟁률을 보였다.
최진묵 목사는 "갈보리장로교회는 이민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자녀에게 주신 거룩한 비전을 발견하고, 세상을 치유하며 변화시켜 나감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는 거룩한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평범한 내 이웃인 아줌마, 아저씨들이 마음 편하게 이민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영어를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무료영어교실을 연 것은 이런 비전을 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한 일환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소개했다.
아줌마, 아저씨 무료영어교실에 대한 문의는 404-643-6633(최진묵 목사), 770-845-0960(이금선 선생), 주소는 686 Peachtree Industrial Blvd. Suwanee, GA 3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