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미국교회들이 생존을 위한 새로운 모델로 '자비량 목회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허핑턴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미국에서도 목회는 힘든 직업 중의 하나로 꼽히지만 과거에 주류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지로 부임한다는 것은 목회자 가족의 생활에 충분한 사례비, 의료보험, 연금 등을 보장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교세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풀타임 목회자를 고용할 수 있는 교회는 점점 줄어들고 심지어 주류교단 소속 교회에서도 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허핑턴포스트는 그 예로 텍사스 올세인트감독교회를 소개했다. 성공회 소속인 이 교회에는 50여 명이 출석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새로 부임할 마몬 신부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올해 57세의 낚시 강사이며 그의 아내는 변호사다. 교회는 신임 신부에게 사례비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크게 안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몬 신부는 "우리는 최전선에 서 있다. 우리 같은 자비량 사역자가 아니라면 이 교회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핑턴포스트는 "많은 소규모 복음주의 교회가 자비량 사역자에게 의존해 왔지만 주류교단에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드물었다"고 보도했다. 하트포드신학교의 종교사회학자인 스콧 튜마 교수는 "과거의 목회자들은 보통 풀타임 사례비를 받거나 그에 준하는 사례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목회와 함께 자신의 직업을 가진 하프타임 혹은 쿼터타임 목회 등이 나타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1990년대 와이오밍 지역의 성공회 중 50명 이하 교회에서 무급 사역자는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전체의 3분의 1인 20명에 달한다.

성공회 와이오밍 관구에서 사역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로리 모디싯 씨는 이런 현상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직업을 갖고 있는 평신도들이 자신의 직업을 유지한 상태에서 목회자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트포드신학교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주류교단 가운데 30%는 파트타임 목회자를 두고 있었지만 무급 자비량 사역자는 2%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장로교(PCUSA)도 신학생들에게 교회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직업을 갖길 권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