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망언들이 국제사회로까지 공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자국의 침략행위를 참회하고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양심의 목소리가 일본인 목회자들에게서 터져나오고 있다.
▣마쓰모토 마사요시 목사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하라(相模原)에 사는 마쓰모토 마사요시(松本榮好·91) 목사. 그는 23일 로이터통신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태평양전쟁 참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운영 사실에 대해 증언하고 사죄했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해서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할 것을 촉구했다.
마쓰모토 목사는 자신이 1944년 초부터 1946년 3월까지 일본군 제1군의 가타메여단 7대대에서 위생병으로 근무한 사실을 밝히면서 "당시 위안부 여성들은 탈출하려고 해도 탈출할 방법이 없었다. 일본군의 위안부 제도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전쟁 범죄자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은폐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평양전쟁 중 강압적으로 군 매춘굴에서 일했던 아시아인과 한국 여성들의 희생을 알리는 것이 내가 살아있는 의미이며 사역이다"고 말했다
'(전시에)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등의 발언으로 국제적 파문을 일으킨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4)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겸 오사카 시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이 살인했다고 해서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무토 키요시 목사
후쿠시마(福島)현에 위치한 코리야마(郡山) 호소누마교회 무토 키요시(武藤淸·86) 목사. 그는 최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놓여진 위안부 소녀상과 똑같은 모형을 서울에서 받아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 예배당 안에 설치하고, 일제의 만행에 대한 일본인들의 참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참회의 기도를 드리는 그의 모습은 티비 뉴스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무토 목사는 "위안부가 살아있는데 증거가 없다고 하다니 화가 나고 용서할 수가 없다"며 하시모토 등 일부 정치인들의 망언에 대해 강력 규탄했다.
17살 때 일본군 특공대에 자원 입대한 그는, 패전 후 일제의 만행을 알게 돼 참회의 날들을 보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예배 설교를 통해서도 "이웃인 한국에 왜 터무니없는 일들을 저질렀냐"면서 일본의 한국 침략에 대한 사죄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시다 고조 목사
'사죄와 화해의 목회자'로 불리며 올해로 31년째 한국에서 일본인 목회를 하고 있는 서울일본인교회 요시다 고조(吉田耕三·71)도 비판의 대열에 합류했다.
평소 일본의 역사 왜곡을 비판해온 그는, 지난 25일 아베 총리의 망언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일본 정치인들의 신사 참배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주변국들의 입장에선 어떤 자격이 됐던 전쟁과 침략을 미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일본 정부에 대해 즉각 신사참배를 중단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요시다 목사는 또 아사히신문 기고를 통해 "일본의 침략 전쟁을 부정하는 것은 침략 가해국 총리로서 견문과 학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정부와 교회를 대신해 일제 치하 순교자들의 유가족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매월 '사죄와 화해의 헌금'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