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림 23년을 맞는 임마누엘 교회의 모습.

▲신학교 건축현장에 함께한 김양일 목사(왼쪽에서 두번째).

▲신학교 학생들.

17년 동안 우리 교회가 섬기며 기도했던 남미지역의 볼리비아의 수도인 라파스로 단기선교차 다녀왔다. 담임목사인 나와 청년부 진주자매와 함께 2주와 한달 여정으로 동행 출발한 것이다. 워싱턴에 돌아와 선교의 뜻을 기리며 그간의 선교 여정을 간략하게 적어 본다.

볼리비아는 남미대륙의 중앙에 있는 내륙국으로 주변에 브라질, 페루, 칠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에 둘러 싸여 있다. 볼리비아는 한국 국토의 5배의 크기를 갖고 있지만, 남미의 여러나라 중에 가장 가난한 나라이며 도심지 밖의 차도에는 차선이 없고 인도와 구분이 잘 되어있지 않다. 집들은 허술하고 사람들은 남루하다.

우리교회가 선교하고 있는 평화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라파스는 해발 4000미터를 상회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원지대에 위치한 대도시로 약 80만명의 인구를 갖고 있다. 라파스 지역은 안데스 산맥의 분지로 이곳을 방문한 초행자들은 산소가 부족하여 호흡에 곤란을 느끼므로 산소통을 지니고 다니거나 몸을 사리고 호흡을 조절하며 보행해야 한다.

500여년전 스페인이 이 민족을 통치하여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민족이 되었지만 작금에 이르러 원주민이 대통령이 되어 통치하고 있으며 이 땅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는 원주민들이 전통의복을 고집하고 활보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가 있다. 사회의 지도층들은 극소수의 부유한 도시 가족들이며, 나머지들은 광산노동자와 농부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는 평화로운 미소가 서려있고 척박한 땅에 꽃을 키우고 사랑하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묘지의 꽃들이 모두 생화로 싱싱해 보인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피라밋이나 원추형 뿔의 모양의 구조를 하고 있다.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부유한 소수의 사람들이 뿔 위의 상층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가난한 대다수의 국민들이 척박한 토지에서 뿔 밑의 하층권을 형성하며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주거지를 살펴보면 반대현상의 모습이다. 원추형 뿔을 거꾸로 팽이처럼 세운 모습이다. 라파스에서도 높은 고원 지역과 산동네에 수많은 사람들이 분포되어 거주하고 있다. 그곳에는 원주민들을 위시한 빈민계층이 살고 있는 것이다.

낮은 지역으로 내려 갈수록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들이 살고 있다. 특별한 것은 이 지역에서 흔히 생산되는 빨간 벽돌로 지은 집들의 모습이 사면 팔방의 산동네를 구성하고 있으며 촘촘히 박혀있는 작은 집들의 모양들이 밤이 되어 불을 켜면 아름다운 보석처럼 반짝이며 밤의 정취를 풍긴다.

특히 라파스지역에 밀집된 인구들의 사는 모습과 문명 문화 풍속은 언뜻 우리나라의 건국 후 5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게 한다. 서민들의 교통수단인 버스와 각종 자동차들의 달리는 모습은 반세기의 문화와 문물을 한 눈에 보는 진풍경을 재연하고 있다. 60년초에 생산된 버스들이 활개를 치며 도로를 달리며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기 위해 시커먼 매연을 풍기며 굉음을 내거나, 누런 흙먼지를 일으키며 시골 신작로를 달리는 모습, 시내버스의 차장들이 소리치며 호객하는 행위 등이 옛날 어린 시절의 한국의 거리풍경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대통령궁이 있는 시내 중심가에는 수많은 인파와 차량이 홍수를 이루고 있으며 5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산프란시스코 성당 앞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고 있다. 국교가 캐톨릭이지만, 시골 한적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각종 신들을 자유스럽게 섬기며 미신을 믿는 풍속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손수 만든 각종 수제품과 조각물 속에 그런 풍속들을 지키는 그들의 삶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볼리비아 선교지에 선교의 열매가 주렁 주렁 열렸다. 윤도근 선교사가 25년간 땀과 정성을 들여 설립한 네 교회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섭리를 생각하며 깊은 감사와 사랑을 전하며 기도했다. 척박한 이 땅에 그리스도의 복음의 씨앗들이 심겨져 구원의 결실을 이루며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돌려드림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특별한 하나님의 은혜가 고산지대 고원지대에 펼쳐진 것이다.

70년도에 태권도 사범이 된 한 청년을 하나님의 종으로 삼으시고 가장 힘든 고산 고원지대의 사역을 감담케 하신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찬송하게 된다. 이곳에 적지 않은 선교사들이 선교의 첫 발을 드렸지만, 산소가 부족한 높은 지대에서 거주하기에는 체력이 바탕이 되지 않아 불가피 낮은 지역으로 내려가 사역을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불우한 환경의 원주민들을 위한 선교의 장을 열게 하시고 선교사역 초기에 양육된 어린이들이 이제 청년으로 성장되어 각 교회를 섬기는 전도사들과 교사들이 되어 어린이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치며 양육하는 모습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마음의 감동으로 밀려온다.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히 보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그 크신 사랑의 역사가 이곳에도 동일하게 역사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우리 교회가 더욱 부흥 발전해야 할 이유를 더욱 확실히 느끼게 하는 선교지의 모습을 마음에 담고 선교에 열정을 쏟아야 하겠다 마음에 다짐한다.

특별히 우리가 선교하는 이 교회들의 위치가 산동네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닿는다. 이번에 네 교회의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신학교 건축현장에서 땅을 파며 흙을 나르는 일에 수고했다. 나 역시 3800미터의 고지대에서 함께 곡괭이와 삽질을 하며 함께 땀을 흘리며 그들과 함께 휴식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며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 성경공부 시간에 시행한 암송 발표회는 내 마음에 강한 도전을 주었다. 신명기 2장의 말씀을 암송하기 위해 30분간 구룹 별로 모여 준비한 후에 성경 암송 시간에 모두 암송에 참여하여 자기가 암송한 성경구절을 소리를 내어 발표했다. 스페인어로 읽기 때문에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내 마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맑은 눈동자들과 낭낭한 소리가 각인되는 시간으로 내내 즐거웠다.

성경 학습 시간이 종료되고 빵 한 개와 쥬스 한 컵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주님 안에서만 가질 수 있는 말씀을 사랑하는 성도들의 만남의 현장이라 생각된다. 주님이 허락하신 선교여행 2주간의 시간이 광음처럼 지나갔다. 무엇보다 건강한 몸으로 선교지를 돌아보며 함께 땀을 흘리게 함을 감사드린다. 정말 보석같이 귀한 시간들이 지나갔다.

선교지의 마지막 날, 처음으로 선교지인 산동네를 떠나 잉카문명이 숨쉬는 코파카바카 지역의 티티카카 호수에 들렸다. 멀리 보이는 만년설산에서 녹아 흘러내려 온 물들이 호수를 이룬 것이다. 만년설을 머리에 인 설산이 손에 잡힐 듯 눈에 보인다. 충청도의 면적의 호수가 펼쳐 보이는 풍경은 장관이다. 호수 주변의 푸른 갈대와 노란 유채화가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시편 23편이 노래하는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의 모습이다. 찬송가 40장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워 볼 때.......주님의 높고 위해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가 절로 나온다.

공항 대합실에서 배웅나온 윤선교사 부부와 그곳 교회 원주민 전도사들과 마지막 이별을 했다. 다음날을 약속하며 떠나는 마음에 한가지 위로가 마음을 달랜다. 원주민 교회들에게 약속한 약속 때문이다. “우리 교회가 작지만, 여러분 중에 교회를 가장 잘 섬기는 분 한 사람에게 워싱턴 행 비행기표를 보내 주고 보름정도의 기간 동안 워싱턴을 구경시켜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끝으로 17년 동안 선교비를 송금한 선교지를 방문케 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감사드리며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 드린다.

주님의 지상 명령인 선교를 생각하며 글을 줄인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침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 28:19-21)”


▲티티카가 호수로 가는 길.

▲신학교 건축현장.

▲윤도근 선교사(좌)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