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회 세습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너도나도 경쟁하듯 ‘큰 교회’ 담임 목회자를 소원하는 현상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큰 교회 담임=출세’란 세상적 사고도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김동호 목사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전격 세습 전쟁’을 선언하면서 한국 일부 대형교회의 문제가 한국 전체 교계를 넘어 미주 한인 교계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세습 반대의 주 이유는 “목회자들의 정당한 경쟁을 방해하고 하나님 소유인 교회를 담임 목사의 사유재산화하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감리교에서도 국내 교단 중 최초로 일명 ‘세습 방지법’을 통과시키면서 ▲부모가 담임자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는 연속해서 동일교회의 담임자로 파송할 수 없다 ▲부모가 장로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는 담임자로 파송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반대 여론도 만만찮았다. “담임목사의 아들이라고 후임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법으로 이를 강제한다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 논란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큰 교회들 문제 때문에 시골의 작은 교회들에까지 불편을 줘선 안 된다. 농어촌교회들에선 아들이 아버지의 목회를 물려받는 경우가 흔하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교회 세습’에 대한 찬성 VS 반대의 목소리를 듣는 대다수의 목회자들의 마음은 착찹하기만 하다. 현 시대 90% 이상의 목회자들에게 있어서 ‘교회 세습’은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최근 한 목회자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교회 세습이 무조건 나쁜 것인가? 작은 교회 물려받겠다고 하면 오히려 박수칠 일이 아닌가?”라고. 그는 또 “세습을 찬성하진 않지만, ‘다른 목회자들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는 주장 또한 ‘큰 교회 = 권력’이란 기본 전제가 같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리스도의 몸’이란 교회의 기본 본질에서 벗어나 권력화를 전제로 둔 세습 찬반 논쟁은 결국 자가당착(自家撞着)의 결과를 낳을 뿐이란 설명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예수님의 핏 값으로 사신 교회가 개인 사유화되는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하겠지만, ‘교회 세습’이 ‘교회= 권력’이란 잘못된 사고 방식을 가진 소수 목회자의 산물이란 점에서, 전체 교계를 향한 지나친 일반화는 지양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