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면 원하든 원치 않든 질서가 생기는 모습을 봅니다. 나쁜 말로 서열입니다. 자리에 앉을 때에도 가운데 자리가 상석입니다. 길을 걸을 때에도 두 명 이상이 걸으면 윗자리가 있습니다. 세 명 이상이 길을 가면 중앙이 상석이며 오른쪽 왼쪽 순으로 자리가 잡힌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나 자동차를 탈 때도 예외는 아닙니다.

사람은 자리를 좋아합니다. 사람 뿐 아니라 지식이 발달한 동물 집단일수록 자리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다고 합니다. 이런 자리에 대한 집착에 주님은 분명한 선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스스로 상석에 앉으려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자세를 낮추고 말석으로 가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 주님은 그 가르치심 이상으로 친히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주님은 근본 하나님과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시고 사람들과 같이 낮추셨습니다. 뿐 아니라 죽기까지 복종하시려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이나 땅 아래 있는 자들로 모두 무릎을 그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빌2)

얼마나 놀라운 가르치심과 모범이십니까? 예수님은 친이 가르치시던 한 모임에 초대 된 후 서로 자리다툼으로 소란스러운 장면에서 “서로 상석에 앉으려 기를 쓰고 앉은 후에 주인이 가장 말석에 앉은 초대 손님을 불러올리면 그 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어디로 가겠느냐?”고 비유로 가르치셨습니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는 여행을 할 때 늘 기차의 삼등석을 탔다고 합니다. 어느 날 누군가 물었습니다. “박사님, 왜 삼등석만 타십니까?”라고 말입니다. 박사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고 합니다. “사등석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억합시다. 사람들은 자리가 자신의 능력이나 지위, 명예를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입니다. 자리보다는 자신을 낮추려는 삶의 자세가 오히려 자신을 높이는 방법임을 말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스스로 오른 자리는 밀려 내려오게 됩니다. 그러나 내가 낮추면 예수님을 가장 낮은 십자가의 자리에서 모든 영광을 받으실만한 자리로 끌어올려 주신 그 하나님께서 나를 올려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자리가 당신을 돋보이게 하지 말고 당신이 그 자리에 올려질 수 있도록 사시기를 바랍니다. @ki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