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향후 출마방식과 창당ㆍ입당 여부 등 정치적 행로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안 원장은 이날 기성정당과 연대하지 않는 `제3후보'에 무게를 뒀다.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독자출마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그가 두 달여간 소통행보를 통해 파악한 기성정치에 대한 민심은 "문제를 풀어야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분열시키고 무시한다", "서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국민적 지지를 받는 것은 "이제 좀 정치를 다르게 해보자. 새롭게 출발하자"는 정치쇄신에 대한 기대가 실렸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즉, 현실정치가 국민과 동떨어져 비판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안 원장이 일차적으로 선택할 지점은 독자출마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중도층과 무당파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안 원장의 지지층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안 원장이 후보단일화 경로를 거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는 이날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의 동의를 단일화 논의의 두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이 시점에서 두 조건이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말은 역설적으로 기성정당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는 대대적 쇄신에 나선다면 단일화 논의에 응할 수 있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주목된다.
안 원장이 단일화 논의에 응한다면 민주당이 연대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물론 안 원장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공히 기성정치권으로 취급했지만 그간 발언이나 정책적 노선을 볼 때 민주당과 가깝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도 민주당은 안 원장과의 후보단일화를 필승카드로 여기고 적극적인 연대의지를 보였지만 새누리당은 안 원장이 박근혜 후보의 대척점에 선 경쟁자로 분류해 왔다.
안 원장이 투표일까지 제3후보를 고수할지, 중간에 후보단일화에 응할지는 지지율이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대선에서 독자적으로 승리할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얻는다면 단일화 유인이 작지만 정반대 상황이 발생할 때는 불가피하게 단일화가 화두로 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안 원장의 생각을 놓고 볼 때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험난한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성정당이 대선을 불과 100일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안 원장이 요구한 정당의 변화와 쇄신, 국민의 동의를 얻을 만한 고강도 쇄신을 달성하긴 쉽지 않다.
안 원장 논리대로 하자면 그가 단일화에 응할 명분이 필요하지만 그 명분을 충족할 만한 해법이 제대로 제시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단일화 문제를 해소할 방편은 안 원장이 생각하는 해법을 정당에 제시하고 정당이 이를 절충해 수용하는 형태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 실마리만 풀린다면 안 원장이 입당하는 형태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안 원장 스스로 "문제해결의 키는 국회가 쥐고 있다", "국회가 입법한 것을 대통령은 실현할 따름"이라고 밝힐 정도로 정당정치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안 원장의 신당 창당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창당을 하기에는 대선까지 남은 일정이 물리적으로 촉박하다. 안 원장 측이 지난달 신당 창당을 추진했지만 여건의 여의치 않아 포기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다만 안 원장으로 대표되는 세력이 창당은 하지 않더라도 기성정당에 합류하는 방식으로 정당쇄신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있다.
단일화의 방법으로는 담판, 여론조사, 국민경선 등이 거론되지만 안 원장이 일단 제3후보 노선을 밝힌 상태여서 아직은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