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먹는 계절음식으로 ‘토란탕’이 있다. 토란탕은 원래 서울, 경기 지방의 추석음식으로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예로부터 먹던 음식인데, 토란탕을 먹지 않으면 차례상을 올리지 않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토란은 추석 명절과 가장 잘 어울리는 농산물로 꼽힌다.

땅속에서 나온 알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토란’의 원산지는 인도, 인도네시아로 알려져 있으며 천남성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한국에서도 널리 재배되고 있다. 땅속에 살이 많은 뿌리줄기로 자라나며, 잎은 두껍고 넓은 방패모양이다. 주로 따뜻하고 습한 곳에서 잘 자라며, 토란의 조생종은 따뜻한 지역에서는 7월 중순부터 수확하지만 일반적으로 10월경이 적기다.

토란은 주로 뿌리줄기를 식용하는데 줄기는 어미토란과 새끼토란으로 나뉜다. 새끼토란은 어미토란의 주위에 생기는 것으로 어떤 품종에서는 오로지 새끼토란을 식용으로 한다. 어미토란은 표면이 갈색 섬유에 싸여 있으며, 새끼토란보다 미네랄, 비타민B1, B2가 조금 더 많이 함유되어 있고 아주 소량이기는 하지만 단백질도 함유하고 있다. 그러나 떫은맛이 강해 식용으로서보다는 약용으로서 더 사용되고 있다.

토란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인 전분(녹말)이지만 덱스트린과 설탕도 함유하고 있어 단맛이 난다. 이 외에 토란은 비타민B1, B2, C 등과 철분(Fe), 칼슘(Ca), 인(P) 등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알칼리성 식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육류나 기름진 생선 등을 먹을 때 토란을 함께 섭취하면 영양적인 균형뿐만 아니라 소화에도 아주 좋으며, 변비까지 예방할 수 있다.

또한 토란은 위와 장의 기능을 원활히 해 신진대사를 좋게 하고 혈액을 맑게 하는 데 효과적이며, 뱃속의 열을 내리는 해열제로도 사용된다. 벌이나 독충에 쏘이거나 뱀에 물렸을 때 토란 즙이 응급치료제로 사용되는가 하면, 치통으로 볼이 부었을 때도 토란과 생강을 갈아서 바르면 효력이 있다.

그 외에도 복통, 신경통, 류머티즘, 어깨통증 등에 토란을 갈아 3분의 1 정도의 밀가루에 생강을 갈아 넣고 환부에 붙이면 효과적이다. 토란은 보양식으로서도 널리 활용되는데, 특히 기운이 없고 쉽게 피곤을 느끼는 사람에게 토란과 붕어로 죽을 조리해 섭취시키면 기운이 나고 보혈(補血)작용을 받는다.

토란의 끈끈한 성분은 탄수화물의 ‘갈락탄(galactan)’이라는 요소로서 아린 맛을 내며 체내에서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된다. 이런 토란의 독성과 끈끈한 성분, 아린 맛 등을 없애려면 소금물에 살짝 삶거나 껍질을 벗긴 즉시 물에 담가 우려내면 없어진다. 쌀뜨물에 담가두면 더욱 효과적이다.

뿌리가 아닌 토란대를 식용하는 것을 연뿌리토란이라 하는데, 잎이 녹색이며 횡단면에는 작고 큰 구멍이 뚫어져 있다. 따뜻한 지방에서는 채소로서 사용하나 토란대와 토란은 수산석회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과잉섭취는 좋지 않다.

• 상식

- 토란은 다시마와 함께 먹으면 좋다. 다시마 속에는 알긴과 요오드가 풍부한데, 이 두 가지 성분은 토란에 들어 있는 수산석회를 비롯한 유해성분이 몸속에 흡수되는 작용을 억제한다. 뿐만 아니라 다시마의 감칠맛은 토란의 아린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 토란탕을 끓을 때 껍질 벗긴 토란을 식초 물에 푹 담가두면 맛과 색을 변하지 않는다.

- 토란의 껍질을 벗기다가 손이 가려워질 경우가 있는데, 이때 소금물에 씻으면 치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