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가 18일(수) 메시아장로교회(담임 한세영 목사)에서 열린 북한인권영화상영회 이후 “한국사회와 종북주의” 강연을 진행했다. 약 30분의 짧은 시간이 주어졌으나 한 대표는 한국 사회 종북 세력의 역사를 되짚으면서 현재 잔존 세력들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종북 좌파의 지하조직 원리에 대해 설명한 한 대표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이 지상조직이라면 민족민주혁명당이라는 지하조직이 있다. 사실상 지하조직이 더 큰 힘을 가졌고, 지상조직을 조종한다”고 밝혔다. 또 “지금은 사퇴했지만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는 개인결정을 절대 혼자하지 못하고, 오히려 지하조직에서 더 높은 결정권을 가진 신석진 비서실장에게 지시를 받았다. 현 이석기 의원은 이 지하조직의 경기남부위원회장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됐던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나 범민련 노수희 부의장의 경우는 변두리 종북으로 볼 수 있다”고도 말했다.

한 대표는 “종북 좌파 세력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이익집단과 같은 성격을 띤다. 올해 종북 세력 6명이 국회의원이 됐는데, 이 6명은 곧 수천여명의 종북세력 일자리 확보를 의미한다”고도 했다.

그는 또 “사이비 유사 종교 집단과 같은 성격을 띠기도 하는 종북 세력은 북한의 사회주의를 비판하지 않고, 북한 인권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가지지 않는 등의 자신들만의 ‘교리’를 신봉한다”며 “특히 북한 주체사상 비판과 관련된 인권문제를 질문하면 ‘미국도 인권 문제 있지 않나, 이라크 전쟁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나’는 식으로 문제를 빠져나간다”고 했다.


한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종북세력은 1960년~70년대 종북지하당으로 통혁당(통일혁명당), 1, 2차 인혁당(인민혁명당), 남민선(남조선민족해방전선) 등으로 구성됐었다. 1980년대에 오면서 김영환 서울대 학생이 대학가에 최초로 주체사상을 도입하면서 자생주사파를 형성한다. 대표적 주사파였던 김영환은 90년초 방북, 김일성을 직접 만나기도 했으나 이후 변심해 중국 내 북한인권운동가가 됐다.(그는 최근 북한인권을 부르짖다 현재 110여일째 중국 감옥에 수감 중이다.)

90년대 이후 1차 민(족민주)혁명당이 조직되는데, 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이석기 의원이 당시 민혁명당 경기남부위원장으로, 박경순 의원(현 통합진보당 진보정책연구원 부원장)이 울산위원회에 있었던 인물이다.

▲2차 민혁당 핵심 인물들.

1차 민혁명당은 1997년 7월 사상갈등으로 해산했으나 제 2차 재건민혁당이 하영옥, 원진우, 이석기를 중심으로 재구성됐다. 김영환의 변심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남파된 원진우는 귀환시 여수 앞바다 잠수정 격침으로 국정원 증거물을 확보한 바 있다. 재건민혁당 하영옥은 당시 원진우와 접선하고 총책에 임명됐으며, 이석기는 당시 수도권, 영남 지역까지 관할하며 혁혁한 활동을 펼쳤다. 1999년 9월 사건화돼 하영옥이 검거되고 주요 간부들도 차례로 검거된 바 있다. 하지만 잔존세력들은 다시 국회로의 길을 텄다.

2000년도에 창당한 민주노동당은 초기에는 범 PD계(민중민주: 정통적 사회주의를 중시하는 집단으로 급진적 관념적 투쟁을 한다)와 비주사 NL파(민족해방: 반미투쟁을 벌이며 북한과의 연대를 중시한다. 전술적 유연성을 가지고 있으며 87년 민주화 투쟁시 직선제 개헌을 주장했다)가 주도했으나 이후 NL파가 대거 입당하고 민혁당 잔존세력 등 주사파들이 입당했다.

2004년 이후 NL계가 다수파가 됐으며, 2008년 심상정 주도 비대위를 구성해 간첩행위자에 대한 제명안을 상정했으나 다수파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PD계가 진보신당을 창당한다.

통합진보당은 참여당(친노)과 진보신당 탈당파, 민노당 의원들이 합쳐져 구성됐다.


한 대표는 “한때 친북 사상을 가졌지만 지금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여전히 그런 사상을 갖고 있음이 여러 발언과 행동을 통해 확실시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들은 소수라도 똘똘 뭉쳐있기 때문에 위협적 세력”이라며 종북 세력의 대표적 행동양식은 ‘미선효순양 사건, 미국 소고기 수입 반대, 한미 FTA 반대 투쟁 등’ 반미 여론 조장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연세대 심리학과 재학 때인 1983년 교내 시위를 주동, 1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골수’ 운동권 학생이었다. 대학 졸업 후에도 14년간 노동운동을 했지만 1990년대 중반 탈북자들과 만나게 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에 투신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국제회의 참석·잡지 발간 등을 통한 북한 인권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 북한 소식 전문 인터넷 사이트(www.dailynk.com)의 발행인을 맡고 있고, 계간지 ‘시대정신’ 편집장도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