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발전연구원(원장 이성희 목사)은 ‘한국교회와 성직자 복식(服飾)의 필요성’을 주제로 17일 오후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제7차 연구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에선 연구원 원장 이성희 목사(연동교회)가 ‘목회적 입장에서 성직자 복식의 필요성’을 제목으로 기조발제했고 주승중 교수(장신대)가 ‘성직자 복식에 대한 신학적 고찰과 한국교회의 역사’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먼저 이성희 목사는 “다른 종교와 달리 개신교의 호감도가 낮은 이유 중 하나는 개신교 성직자의 삶이나 인품이 다른 종교 성직자의 그것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라며 “그 원인은 성직자의 복식이 성직자로서의 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성직자는 거룩한 직책을 가진 자이며, 그러므로 구별된 자이다. 그러나 현재 개신교 성직자의 복식은 평신도들의 그것과 전혀 구별이 없다”면서 “성직자의 거룩성 회복은 평신도의 거룩성 회복을 유도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앞당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성경이 말하는 의복은 권위의 상징이다. 제사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권위를 의복이 표현한 것”이라며 “제사장에겐 업무수행을 위한 권위가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제사장이 권위를 상실하면 제사장직에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제사장이 그 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권위의 상징들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권위와 권위주의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어느 공동체이든 그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우는 권위는 있어야 한다”며 “최근 우리나라의 젊은 판사들 사이에서 탈권위주의 바람이 불지만 그들은 법복은 벗지 않는다. 판사로서의 권위를 잃지 않기 위해서다. 성직자의 복식도 성직자의 권위를 회복하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신비감 회복을 위해서도 목회자를 위한 복식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 목사는 “사회인이 교회를 외면하고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교회가 신비감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는 교회와 성직자의 신비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적, 실제적 개선을 반드시 해야 한다. 성직자의 복식도 이런 맥락에서 우리 모두가 신중하게, 긍정적으로 고려해야 할 과제”라고 제안했다.

이어 발표한 주승중 교수는 “개신교회가 언어로는 온전하게 전달할 수 없는 하나님의 신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이미지와 상징 등을 사용하는 것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예배 안에서 상징 사용의 대표적인 사례들 중 하나가 바로 예배 인도자의 복식”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목사의 기본 직무는 ‘말씀으로 교훈하며, 성례를 거행’하는 것이다. 이 직무의 수행자가 예배 인도시에 예복을 입고 혹은 가운을 예복으로 착용하고 그 위에 스톨(영대)을 걸친다면 예배의 엄숙성은 더욱 잘 지켜질 것”이라며 “예복을 입는 기본적인 목적은 예를 갖추어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그리고 성령의 교통하심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목회자는 예복을 입을 때 예배가 더욱 진지하고 숭고해짐을 느낀다. 따라서 목회자는 예복을 통해 예배를 더욱 거룩하게 수행하려는 진지한 자세를 갖게 된다”며 “또 예복을 입은 목회자는 개인이 아니라 예배 공동체를 위한 인도자로서, 예배의 진지함과 숭고함을 인지하게 된다. 따라서 예배를 인도하는 목회자는 더더욱 예복을 입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