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만난 멘토, 목회 시각 열어줘

세탁소 주인이 픽업을 하면 셔츠를 다리게 되고, 샌드위치 가게 주인이 픽업을 하면 샌드위치를 만들게 된다는 이야기다. 과거 이민사회는 제한된 정보와 언어, 문화 등의 장벽들로 인해 이민 생활에 처음 도움을 준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나온 말이리라.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언제든 필요한 정보와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시대다. 반면 넘치는 정보의 홍수와 피상적인 관계망은 오히려 이민자들의 삶은 더 큰 공허함과 괴리감을 안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자는 기본적으로 ‘멘토(Mentor)’의 자리에 있다. 삶의 방향을 찾고 있는 젊은이들이나 인생의 공허함을 채움 받고자 교회를 찾는 이들에게까지 목회자들은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해답을 주고 이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영적인 멘토’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목회자들이 생각하는 멘토란 무엇이며, 그들 자신의 멘토는 누구일까?

애틀랜타 기독일보에서는 ‘멘토’라는 화두를 갖고 지역 목회자들을 찾아 이에 관한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또한 이들이 누군가의 멘토가 되고 있다면, 어떠한 멘토가 되고자 하는지 그 진솔하고 뜨거운 마음을 [나의 멘토 이야기]에서 풀어 내볼 계획이다.

▲한마음장로교회 담임 백성봉 목사

[나의 멘토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마음장로교회 담임 백성봉 목사이다. 2008년부임 이후 청교도 신앙을 바탕으로 교회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그의 멘토는 누구일까?

백성봉 목사는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과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를 멘토라고 밝혔다. 더 정확히는 두 목회자가 혼신의 힘을 담아 엮어 낸 책들이다. 백 목사는 이들 멘토를 통해 어떤 인생의 답을 얻었으며 누군가에게 어떤 멘토가 되고자 할까. 다음은 백 목사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멘토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멘토란 단어는 ‘거룩’이란 단어가 최근 ‘영성’이란 단어로 많이 표현 되듯 ‘카운셀링’ 이란 표현의 현대적 감각을 가진 언어로 다시 태어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경적으로 봤을 때 진정한 멘토란 멘티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멘토가 많이 부각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멘토는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만이 드러나도록 돕고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사라진 세례요한과 같이 자신은 사라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멋진 멘토입니다.

목사님의 멘토는 누구이며 어떻게 조언을 받고 계신지요?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님과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님입니다. 먼저 박영선 목사님은 신학대학원 수업시간에 교수님으로 만났습니다. 그 후 ‘목회와 설교, 신앙 세 부분을 주의 깊게 봐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박영선 목사님이 출판한 성경공부 교재를 한마음장로교회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설교집도 꾸준히 보고 있습니다. 박 목사님 설교집의 특징은 성경을 풀어내면서도 한국인의 정서를 잘 읽어낸다는 점입니다.

김남준 목사님은 대학입학 동기로 나이는 저보다 많습니다. 김 목사님은 청교도 신앙을 한국에 많이 소개했습니다. 신앙과 삶을 일치시켰던 청교도를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김 목사님이 이해하는 성경과 신앙, 목회가 저와 잘 맞아 책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이 두 분의 특강과 설교 등을 웹사이트를 통해 접하기도 합니다. 이 분들은 세상의 유행과 사조를 따라 가지 않고 이 시대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제시하고 소개합니다. 지역을 달리해 직접 만나 조언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책에 더 명확한 답이 있기도 합니다.

목사님이 갖고 계신 인생의 어떤 문제들에 멘토는 어떤 답을 주었나요?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가’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성경을 부분적으로 또는 지식적으로만 아는 사람은 많습니다. 일부분에 대한 체험으로 성경 전체를 해석하려는 경향의 사람들도 있죠. 이 두 분의 경우에는 한국 교회의 설교자와 목회자로서 성경 전체를 봅니다. 마틴로이드존스도 설교는 문법적이면서 신학적, 역사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목회와 성경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런 시각으로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게 되니 목회 시각이 열리게 되고 적용도 쉬워졌습니다.

목사님은 어떤 멘토가 되고자 하십니까?
목회자는 두 가지 측면의 멘토가 되야 합니다. 첫째는 일대일의 개인적인 만남에서 멘토가 되는 것이고 둘째는 설교, 성공공부 등 공식적인 모임 속에 멘토가 되는 것입니다. 말씀 드렸다시피 목회자는 성도들이 하나님께 나갈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 멘토는 중보자와는 전혀 개념이 다릅니다. 중보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이십니다.

오래 전 강도사 고시를 준비할 때 ‘예수꾼의 양심’(챨스 피니)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 거룩한 영적 사기꾼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저는 그 한 문장을 보고 충격을 받아 한 달을 고민했습니다. 목회자의 길을 들어서게 되면 거룩한 영적 사기꾼이 되지 말자고 다짐하게 됐죠. 멘토를 할 때도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사람은 약한 존재이기에 나를 드러내려 하기 쉽습니다. 그러면 거룩한 영적 사기꾼으로 전락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해 삼포세대라 불리는 이 시대 젊은이들, 특히 이민사회 젊은 이들은 부모세대(이민 1세대)가 겪은 것과 언어부터 문화, 경제 등 모든 면에서 다른 세상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한 명의 목회자로서 또한 아버지로서 어떠한 멘토가 돼야 하나요. 자녀들의 멘토가 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여행하며 모든 것을 함께 했습니다. 가정도 이와 같습니다. 이것은 부모와 자녀들의 특권입니다. 부모들이 신앙을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들을 일주일에 한번 교회에 맡기는 것 만으로 신앙이 성장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교회 프로그램으로 자녀들을 잠시 붙잡아 둘 수는 있어도 신앙과 믿음의 사람으로 양육시키기 위해서는 가정도 함께 나서야 합니다.교회 교육은 한계가 있다는 말입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멘토가 되는 포인트는 가정, 교회, 세상에서 삶이 일치하는 것입니다. 말과 행동이 다르면 아이들은 혼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꾸준히 가정 예배를 드리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함께 기도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또 주일성수와 십일조 등도 먼저 본을 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녀를 위해 부모가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변화도 없습니다. 성령께서 자녀들을 변화시켜 주시도록 교회와 가정이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멘토가 필요한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으신 책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제게 있어 대학과 대학원 과정은 어떤 책이 유익하고 무익한 것인가를 판별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책을 고를 때는 먼저 저자와 역자를 보고 출판사를 봅니다. 그 다음으로 목차를 보면 책 내용의 흐름을 거의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은 19세기의 위대한 복음주의자 J. C. 라일의 대표작 「거룩」입니다. 이 책은 너무 좋아 제가 소개하기 보다는 독자 여러분들이 직접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또 다른 책은 마틴로이드존스의 「산상설교」입니다. G.O.P철책선 에서 군 복무할 당시 우연히 보게 된 책인데 너무 재미있고 유익해 제대 후에 다시 찾아 읽게 됐던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