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고 싶은 회사 만들기
존 베케트 | 홍성사 | 228쪽

얼마 전 ‘월요병의 10가지 진실’이라는 내용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다. 직장인들은 월요일 오전 11시 16분이 되기까지 대부분 웃지 않고, 스스로 ‘월요병 예방법’을 세우며, 월요일에는 절반 이상의 직장인이 지각을 하고, 월요일이 다가오면 12분씩 불평을 토로한다는 내용 등이었다. 월요일에는 심장병이나 심장마비 빈도 수가 다른 요일에 비해 20%나 증가한다는 항목에서는 쓴웃음만 나오기도 한다.

크리스천 직장인들에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일에는 ‘크리스천’, 평일에는 ‘난크리스천?’이 되기 일쑤다. ‘선데이 크리스천’이라는 단어가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기독교 정신을 표방한 이랜드 같은 기업들을 제외하면 직장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는 대단한 도전이다. 직장에서 ‘접대·음주 문화’ 버텨내기도 벅차다.

<다니고 싶은 회사 만들기(홍성사)>는 이러한 직장인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 이다. 원제는 , “오늘도 꾸역꾸역 정글로 출근하는 당신이 깜짝 놀랄 희소식!”이다. 저자 존 베케트(John D. Beckett)는 <월요일 마스터하기>도 쓴 적이 있는 난방산업 베케트 사의 CEO로, 일과 신앙을 통합시키는 작업을 오래 해 왔다. ABC 뉴스팀은 ‘성경적 원리를 적용하는 경영’을 취재하기 위해 회사를 방문했고, 저자는 이를 소개하면서 자신의 철학을 풀어놓는다.

먼저 일과 신앙을 서로 동떨어진 ‘별개의 세계’로 보는 시각에 대해, 저자는 “헬라 철학에서 유래한 이원론적 시각이 뼛속까지 스며들었기 때문”이라 질타하면서, 두 세계는 뚜렷하게 상호보완적이며 양립 가능한 세계라고 전제한다.

저자는 주로 종교적 용어로 쓰이는 ‘소명’이 직업으로는 종교적인 뜻 이상을 내포한다며 “성경 속 많은 인물들이 다양한 시기에 비종교적인 직업으로 부르심을 받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한다. 요셉은 바로의 총리였고, 구약에서 가장 중요한 두 인물 모세와 다윗은 양치기였으며, 베드로는 어부, 루디아는 옷감 장수, 바울은 천막 만드는 사람이었다는 것. 그리고 직장은 섬김과 청지기 정신, 나눔을 실천하고 책임과 긍휼을 조화시키는 장이 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케트는 “사업상 관계를 맺는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일에 존엄성이 더해지고, 탁월함과 청렴이라는 틀 안에서 우리의 직분을 다할 때 역시 마찬가지”라며 “성경에 뿌리를 둔 규범과 가치들은 요동치고 위험천만할 수 있는 바다에서 나침반 역할을 한다”고 고백했다. 주님과의 관계와 가족들과의 관계가 제자리에 놓이고 우선순위가 바로잡히면 우리의 소명은 훨씬 수월하게 기쁨으로 변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주말 너머에도 놀라운 희망이 있다”며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러 맡기신 매우 특별한 임무, 바로 우리의 일과 관련된 희망이고, 그 일이 다음 월요일을 시작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월요일을 사랑하는 직원들로 둘러싸여 있다”고 고백하지만, 독자들 가운데는 CEO보다 ‘직원들’의 비율이 훨씬 많기 때문에 직원의 입장에서 보는 내용들이 첨가됐으면 더 생동감 넘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베케트사는 노동과 믿음을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12명의 사원에서 시작해 현재는 사원 600명에 연매출 1천억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면서도 ‘가정 우선’, ‘직원 존중’, ‘관계 우선’ 원칙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