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올 연말 대선에서 승리해 내년 초 백악관에 입성하면 즉각 `10개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가운데 5개는 의회에 대한 제안 방식으로, 5개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즉각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의회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35%에서 25%로 인하하는 것을 비롯해 대통령 무역협상촉진권한(TPA) 재도입, 에너지재고 조사, 연방재교육프로그램 통폐합, 연방정부 예산 200억달러 감축 등을 제안키로 했다.
또 이른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와 각종 규제 완화, 석유시추 허가절차 간소화,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정부 프로그램에 대한 노조단체 참여 제한 등에 대한 행정명령을 발동한다는 계획이다. 미 대통령들이 취임일인 1월 20일 당일에 상징적인 의미에서 몇몇 조치를 내놓는 관행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현직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2009년 1월 20일에 백악관 참모들에 대한 급여 동결, 낙태합법화, 관타나모기지 폐쇄 등을 발표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러나 롬니 전 주지사가 `첫날 해야 할 일(Day One to-do list)'로 내놓은 10개 조치들이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데다 전ㆍ현직 대통령의 전례로 미뤄 그대로 실행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첫날 내놓은 관타나모기지 폐쇄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오랜기간 유지해온 정책을 바로 뒤집는 것은 현실적인 장애물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롬니 전 주지사가 내놓은 조치들 가운데 법인세 인하의 경우 이에 따른 세수 감소를 보충할 재원확보 방안이 없고, 연방정부 예산감축은 어느 부분에서 감축할지 구체적인 내용도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또 법인세 인하는 지금도 민주ㆍ공화 양당이 모두 찬성하고 있지만 의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는 등 정책 변경에는 정치 외적인 변수도 감안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리처드 닉슨부터 조지 H.W. 부시까지 4명의 공화당 출신 대통령의 참모 역할을 했던 톰 코롤로거스는 "롬니 전 주지사는 만약 당선돼 대통령직에 취임하게 되면 많이 좌절하게 될 것"이라면서 "의회나 대법원이라는 조직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