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님을 처음 뵈온 것은 10여년 전 장애우가족들을 초청한 집회에서다. 워싱톤의 많은 장애우 가족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드리기 위한 집회였다.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과 시각장애인으로서 겪어야했던 고충과 장애를 극복한 간증은 참석자 모두에게 용기와 힘을 주었다. 며칠동안 호텔에 머무시면서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는데 참 소탈하시고 어린아이같은 순수함과 맑은 영혼을 가지신 분이심을 느낄 수 있었다. 고인을 보내드리며 좀 더 사셔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끼쳐 주셨으면 하는 바람과 아쉬움이 많다.

강영우 박사님의 미망인 석은옥 여사님을 뵈올 때마다 존경스러움을 금할 길 없다. 모 방송국의 창사다큐멘터리 눈먼새의 노래에 보면 강영우 박사님은 배우 안병욱이 맡았고, 석은옥 여사는 배우 김혜수가 역을 맡았다. 시각장애 고등학생에게 명문대 여대생이었던 석은옥은 봉사활동으로 과외공부를 시켜주었다. 모자랄것이 없는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란 어여쁜 여대생이 시각장애인 강영우의 프로포즈에 갈등과 고민은 상상하기도 어려울만큼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석은옥 여사는 공부를 가르치던 시각장애학생 강영우를 남편으로 맞이한다.

저는 강영우 박사님이 강영우 박사님이 되기까지 뒤에서 평생을 때로는 엄마같이, 때로는 누이같이 한결같이 섬겨주시고 등불이 되어주신 석은옥 여사님께 그 공을 드리고싶다. 여사님의 헌신이 없었다면 강박사님은 공부를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일반인에 비교하여 점자로 공부하는데도 얼마만큼 더 노력해야 하느냐고 여쭈었더니 일반인이 글을 읽는 속도에 손으로 점자를 읽으면 3분의 1내지 4분의 1정도의 분량을 읽을 수 있다고 하셨다. 일반인보다 3, 4배 노력을 하여야 공부를 할 수 있고, 또 많은 책들은 점자로 번역되어 있지 않았기에 여사께서 읽어 드리고 녹음해 드렸을 것이다.

“아름다운여인들의 모임”을 섬기며 장애우, 노인 등 소외된 곳을 찾아다니시며 사랑으로 섬기시는 모습에 감동받지 않을 수 없다.

강영우 박사님과 석은옥 여사님께 사랑의 빚진 자의 심정으로 이 글을 쓰고있다.

비록 이 땅에서는 장애의 아픔과 불편함을 가지고 사셨지만 장애가 없는 저 천국에서 환히 웃으실 강 박사님을 생각하며 위로를 받는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사랑의 빚진자 정택정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