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回甲을 축하하며-

어느날 거기 당신이
쏟아져 내리는 봄볕아래
긴 생머리를 날리며 서 있었습니다.

일순 주위는 고요와 적막속에
정지된 화면처럼 묻혀 버렸습니다.
왜냐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장문의 연애 편지만큼
길고 긴 시간의 열병을 앓고 나서야
아름다운 당신을 신부로 맞았습니다.

이후 바람과 비와 구름사이로
당신과 나의 이야기를 무수히 엮어 내면서
37년 세월이 지나 당신은 고운 할머니 60이 되었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당신의 헌신과 내조는
빛나는 지혜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복된 가정을 가진 모든 것은
당신이 기적의 베틀에 앉아 한올씩 꿈들을 짜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제도 쉼없이 발틀을 돌리면서
자신을 가꾸어 나를 놀라게 합니다.

예전엔 당신이 나의 메아리가 되었지만
이제는 내가 당신의 메아리가 되어
사랑의 긴 여운을
이 세상 이별하는 날까지 남기고 싶습니다.

염치없지만
내가 줄 선물은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