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샹떼~ 본 아뻬띠~”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으며 프랑스어로 인사하는 목회자들, 촛불과 최고급 디스플레이로 VIP 대접을 받는 교인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행복한 교회, 행복한 신앙인”을 꿈꾸는 버지니아제일침례교회(담임 김제이 목사)의 크리스마스 파티가 특별한 이유다.

▲담임 김제이 목사가 교인들에게 음식을 전해주느라 바쁘다.

17일(토) 교인 대신에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요리와 서빙에 나선 목회자, 사역자들은 바빴지만 행복했다. 늘 집사님들 차지인 주방에서 목회자들이 교인들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담임 김제이 목사의 아이디어다. 지난 크리스마스 파티에는 이탈리아 특선 요리를, 올해는 프랑스 특선 요리를 풀코스로 준비했고 내년에는 일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요리를 소개하는 김제이 담임 목사와 부교역자들.

톡톡 튀는 제스쳐와 유머로 교회의 활력소로 통하는 김제이 목사는 ‘만나서 반갑습니다~’의 프랑스어인 “앙샹떼~”, 맛있게 드세요라는 뜻의 ‘본 아뻬띠~’를 외치며 프랑스 요리를 소개, 축제 분위기를 들뜨게 했다.

먼저 에피타이저로 굴 요리와 완두콩인 ‘퍼프 패스트리’와 랍스터가 듬뿍 들어간 주황빛 스프 ‘랍스터 비스크’, 프렌치 소스를 뿌린 샐러드가 나와 교인들의 입을 즐겁게 했다. 대망의 메인 식사로 허니 호스 래디쉬 소스를 곁들인 최고급 스테이크, 프랑스 파이인 ‘키쉬’와 아스파라거스가 도착했다.

▲메인 식사 허니 호스 래디쉬 소스를 곁들인 최고급 스테이크, 프랑스 파이인 ‘키쉬’와 아스파라거스가 서빙을 기다리고 있다.

음식 하나하나가 배달될 때마다 교인들의 ‘와~ 와~’ 하는 탄성이 터졌다. “목사님, 너무 맛있어요. 목사님, 최고에요” 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웃음을 띤 목회자들의 얼굴에는 땀 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고 있었다.

흰색 남방의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은 중고등부 학생들이 일일웨이터가 되어 음료수, 커피를 수시로 채우고, 필요한 것은 없으신 지 물으며 최고급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날의 마지막 식사 순서는 스테이크와 빵으로 채워진 입맛을 산뜻하게 마무리할 차가운 ‘Brown sugar coated cream’.

싹싹 모든 식사를 비운 교인들은 연신 “맛있다”는 탄성을 질렀다.

 
 

이후에는 교인들이 준비한 피아노 연주와 바이올린 공연이 이어져 풍성한 식탁에 분위기를 더했다.

마지막 박태환 원로 목사의 축복 기도로 막을 내린 파티 겸 예배가 끝나자 교인들이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서빙한 중고등부 학생들의 수련회에 쓰여질 헌금도 자발적으로 거둬졌다.

김제이 목사는 “목사님들이나 사역자들이 섬김의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이민사회 속 교인들의 고충과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목회자들의 섬김의 기회를 통해 교인들의 힘듦을 나누고 이해하고, 위로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며 뿌듯해 했다.

이번 식사 준비에 아내와 함께 참여한 박태환 원로 목사도 “집사님들 수고에 다 보답은 못하지만, 손수 교인분들을 위해 섬기는 기쁨이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요리에는 박태환 원로 목사 부부, 문명권 목사 부부, 허성은 전도사, 김현수 전도사, 안승우 전도사, 서영미 전도사와 김제이 담임목사가 함께 했다.

마굿간에 임하신 주님의 자기 낮춤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버지니아제일침례교회 목회자들의 섬김으로 더욱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