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이 땅에 오심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의 본래의 의미보다는 ‘산타’나 ‘연인과의 데이트’,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을 떠올리는 시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청교도의 나라인 미국에서 이러한 풍토를 바꾸어나가야 할 교회가 오히려 세속화와 타협해 성탄예배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최근 1천 명의 개신교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91%만이 올해 성탄예배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예배를 가질 것이라고 답한 목회자는 69%에 불과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 대표인 에드 스테쳐는 “상당히 많은 교회들이 예배를 접는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많은 비(非) 예배주의(non-liturgical) 교회들이 크리스마스와 이브에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봉사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릭 웨렌 목사의 새들백교회는 예배를 축소했다. 지난해에도 교단에 속해 있지 않은 미국 대형교회들이 크리스마스 다음날 주일예배를 취소했다. 해당 목회자들은 사역자들과 봉사자들이 가족들과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라이프웨이는 “교단에 속해 있는 교회들은 크리스마스와 이브 양일간 예배를 드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성탄절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웨이의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70%가 넘는 미국인들이 “성탄절은 가장 중요한 종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념일”이라는 데 동의하고, 역시 비슷한 비율의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즐길 것이 많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위한 것은 없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테쳐 대표는 이같은 인식이 성탄예배 참석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나는 언제나 이 시즌의 이유가 예수라고 말하지만 충분한 시간이 드려지지 않는다”며 “많은 음악과 불빛이 있지만 예수는 충분치 않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이에 물들어 있다”고 지적했다.